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등교하지 않고 집에서 수업하는 온라인 개학이 전 학년으로 확대됐다. 20일 초등학교 1~3학년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지만 세계적으로도 초·중·고등학생 전원이 온라인으로 수업하는 경우는 없을 것으로 짐작된다. 개학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교육계의 절박한 사정으로 인해 막상 온라인 개학을 하긴 했지만 온전히 개학이라고 하기가 어렵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학부모 없이 학생 혼자서 수업참여가 불가능 하다시피 해 ‘부모 개학’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울산에서도 이날 3차 온라인 개학에 문제점이 적잖이 드러났다. 이날 수업은 초등학교 3학년은 고학년들처럼 울산e학습터를 중심으로 진행됐고, 초등 1~2학년은 EBS 방송을 시청하면서 학부모가 교사와 함께 출석을 체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원격 수업 플랫폼인 e학습터 등의 접속 지연문제가 발생했다. 출석체크를 하는 오전 8시30분부터 접속 지연이 시작돼 지역마다 30분에서 1시간가량 지연됐다. 학교 공지사항을 알려주는 학교종이앱도 이날 오전 8시30분께부터 접속이 지연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적인 문제는 시스템 보완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여나가면 될 일이다.

문제는 초등 저학년들이 혼자서 수업을 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맞벌이 가정과 조손가정 등에서는 아이돌봄 문제가 더 심각해진 것이다. 맞벌이 가정의 학부모들 중 일부는 회사에 연차를 내고 아이와 함께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하루만에 끝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할 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또 조손가정이나 다문화가정 등 컴퓨터를 다루는 능력이나 한글 해독 능력이 달리는 부모들은 자녀의 수업을 도와 줄 수가 없다. 교육격차 심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아이들의 집중력도 문제다. 누워서 EBS를 보거나 여기저기 옮겨다니기 일쑤다. 아이들의 집중력을 끌어낼 수 있는 보다 재미있는 수업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손쉬운 시스템이 절실하다.

온라인 개학은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이다. 코로나의 확산세가 완화되고 있는 만큼 학부모들도 긴급 돌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학교는 코로나19의 전염성에 가장 취약한 조직이다. 등교를 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도록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다른 어떤 조직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곳이 학교다. 성급한 개학으로 역풍을 맞았던 싱가포르의 경우를 생각하며 학교와 학생, 학부모들이 적응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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