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만수 울산전문경력인사지원센터(NCN) 사무총장

최근 미·중 무역 분쟁의 장기 지속에 따른 세계 수요성장 둔화, 미국과 중국의 석유화학 신증설로 인한 공급증가로 울산의 전략산업인 석유화학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석유화학산업은 수출 위주로 성장해 왔으나, 주 수출대상국인 중국의 자급률 진전과 중동·미국의 공급증가 등으로 인해 경쟁 심화로 성장 동력이 약화하고 있다. 향후 세계 석유화학 수급은 2022년까지 공급증가율이 수요증가율을 크게 상회하며, 이에 따라 가동률 하락과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석유화학 경기 둔화에 따라 산업현장에 기자재를 납품하던 울산의 많은 중소기업들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경험 많은 기술전문인력 확보가 쉽지 않고 연구개발 역량이 부족하여 새로운 제품 개발 등 미래 먹거리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많아 진퇴양난의 기로에 서있다.

울산에 산업현장을 이끌던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늘고 있다. 20살 젊은 시절에 입사하여 삼십년 산업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들이지만 대부분 퇴직하면 자신이 했던 일에서 손을 떼고 생소한 분야의 자영업에 뛰어들거나, 집에 있거나, 산이나 공원을 전전하며 소일을 하고 있다.

우리보다 고령화를 일찍 경험한 구미 선진국을 보면 노인들이 퇴직 후에도 각 분야에서 자신의 직장시절 전공과 경험을 살려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년퇴직자의 노하우를 재활용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예를 들면 영국에서는 70~80세 되는 노인이 정기적으로 초·중등학교나 실업학교에 나가 자신들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종종 시험 감독관으로도 참여한다. 독일에서도 퇴직한 기술자들이 정기적으로 중소기업을 찾아다니며 기술 지도를 해주고 있다.

민간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55세 이상 장·노년층의 80% 이상이 근로를 희망하고 있으며, 퇴직 후 일하고 싶은 이유 중 경제적인 이유가 30%인 반면 70%는 건강, 능력·지식활용, 삶의 의미와 보람을 느끼기 위해서라고 한다. 우리 울산 퇴직자들도 선진국처럼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만 제대로 갖춘다면 자기의 경험이나 노하우를 재능 기부나 자원봉사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에서 석유화학·자동차·조선 등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끌어온 주역들인 공장장과 임원들이 퇴직 후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여 지역 산업·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 울산전문경력인사지원센터(NCN)다. 현재 190여명의 회원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현재 NCN을 이끌고 있는 지해석 회장은 “산업화 현장을 이끈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여 중소기업의 미래 먹거리 기술 발굴, 현장 애로기술 해결 등 NCN 위원들이 잘할 수 있는 기술전문 분야로 특화하여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며 “우리의 경험을 살려 최근에 퇴직하는 기술전문가들이 중소기업 산업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울산테크노파크의 지원 하에 한국산업단지 울산경영자협의회와 함께 중소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재도약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지원 기술전문 프로보노 활성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석유화학 뿐만 아니라 조선, 자동차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아왔던 퇴직 기술전문가들의 역량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중소기업에 필요한 기술을 가지고 있는 분을 현장에 파견하여 기업 맞춤형 기술지도를 할 예정이다. 기술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전략을 수립하고 미래 먹거리 기술 발굴 및 개발을 추진하며, 대학 및 연구소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하여지원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울산의 산업현장에서 20년이상 경험을 쌓은 인적자산 퇴직자들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중소기업 역량강화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 기여 및 시대의 흐름에 맞는 스마트한 시니어 계층 양성 프로그램을 모색 할 것이다. 앞으로도 울산전문경력인사지원센터(NCN)는 중소기업의 좋은 기술이 산업현장에 널리 적용될 수 있도록 울산테크노파크, 울산공장장협의회 등 산·학·연·관과 함께 노력 할 예정이다.

김만수 울산전문경력인사지원센터(NCN)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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