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위험 예측·대응방안 연구
이해관계자와의 갈등도 조정 가능
울산 PSRC 활용 관광도시 거듭나야

▲ 박현철 울산대 교수 SHE전공

제2의 조선산업 부흥을 견인할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에 국내외 5개 민간투자사가 5월에 일제히 부유식 라이다(LiDAR, 레이저를 이용한 원격 풍력자원 측정장비)를 설치해 풍황조사에 들어간다.

라이다로 수집한 바람의 속도, 방향 등과 같은 중요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상풍력발전단지의 적합성 여부를 판단한 후 환경과 생태계, 어업 영향과 설계 검토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전히 어민 수용성 확보는 최대 난제다.

사업개발 시 예비조사 및 기본설계부터 안전보건환경에너지(SHE) 관련 위험성평가 없이 시행되면 나중에 큰 피해와 갈등을 불러 올 수 있다.

신규 또는 변경되는 사업은 반드시 새로운 유해위험요인을 생성시켜 위험으로 나타나는데, 이 위험이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인지는 위험성평가를 해봐야 알 수 있다. 이 세상에 100% 안전한 곳은 없지만 우리 모두가 100%를 향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한국은 사업장의 위험성평가제도를 2013년에 도입해, 1980년대에 도입한 EU 대비 약 30년 뒤져 있다. 1990년대에 카네기멜론대, 취리히공대, 맨체스터대, 교토대 등은 교내에 공공안전연구센터(PSRC, Public Safety Research Center)를 설립해 국가 및 지역의 안전확보를 위해 체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영국 재경부는 2001년부터 위험성평가 가이드라인을 모든 정부부처에 배포해 위험성 기반 업무처리를 시행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ISO(국제표준화기구)도 경영 효율성과 효과성 제고를 위해 SHE 및 품질의 경영시스템을 위험성 기반으로 통합을 유도하고 있다. 근래 급속한 인간문명의 발달에 따라 증가되고 있는 감염병, 지진, 홍수 등 재난으로 인한 SHE 요구사항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또한 사회가 민주화됨에 따라 정부와 기업이 결정해 수행하였던 안전관리가 이제 국민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게 돼 위험통제 개념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 천편일률적인 법규위주의 안전관리 패러다임에서 효율적인 위험성평가 기반의 자율안전 관리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국가 및 지역에 합리적인 안전관리를 위해서는 위험성을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위험허용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주민, 사회 공동체, 환경 등 이해관계자에게 나타날 위험성을 연구, 평가하는 PSRC 설립이 필요하며. 그 업무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산업안전, 시설안전, 재난안전 분야의 인적, 물적, 환경적 피해를 예방·감소하기 위해 정량적·정성적 위험성평가 기법 및 맞춤형 통합경영시스템을 개발한다. 특히 학술연구의 효과를 발휘하도록 자연과학, 공학, 인문사회학 등 다학제로 접근한다. 둘째 자연·사회 재난 등 다양한 위험에 대한 선제적 예측과 대응방안을 연구한다. 대형 인터넷기업의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신종바이러스 등의 예방, 진단, 치료, 확산방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공공안전관리를 위한 제도 및 정책을 개발, 제안한다. 넷째 위험성평가기법, 선진 통합경영시스템, 선진 안전문화 등의 교육·컨설팅, SHE분야 시뮬레이션, 연구·실증, 기술선도 프로젝트 등을 수행한다. 다섯째 소통과 공감을 통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플랫트폼을 구축, 제공한다.

이번 ‘코로나 팬데믹’으로 공공안전이 온 세계의 화두로 등장해 지금까지 끝없이 개발해오던 문명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인류의 운명공동체로 전환해야 된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정부는 PSRC 설립을 지원해 공공안전 관리방안을 연구하게 함으로써 기업이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관계자와의 사회적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울산시도 지역 재난의 기인물이 될 수 있는 인근 원전, 국가산단, 울산항, 도시지하 노후 인프라 등의 효율적인 안전관리방안을 연구하는데 PSRC를 활용한다면 지속가능한 산업수도, 관광도시로 거듭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박현철 울산대 교수 SHE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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