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희종 ITNJ 대표

얼마 전 SNS에 좋은 경영자와 나쁜 경영자에 대한 논쟁을 보았다. 경영자 모임 네트워크에서 한 대표님께서 직원들과 진심으로 소통하셨는데 최근 들어 이런 방법에 대한 회의가 드신다며 올린 글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내용엔 직원을 대하는 경영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목적 중심으로 직원들을 강하게 밀어붙여야 하는가, 아니면 직원들과 소통으로 리딩해야 하는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해당 논쟁을 읽어 보면서 한 대표님의 고충과 그리고 댓글 하나하나의 의미가 적지 않은 나의 관심사를 자극했다. 한 댓글에는 직원들을 가족같이 생각하셔서 아무리 경영이 어려워도 빚내어 급여 및 명절 선물을 해줬어도 돌아온 건 비난뿐이더라는 글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

먼저 이러한 문제 발단은 최근 어려워진 경영상황으로 인해 노사관계가 민감해지지 않았나 추측해보았다. 모든 일이 잘 풀릴 때는 다 괜찮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되고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할 때 사람들은 이 문제의 원인이 무엇 때문인가 찾기 시작하면서 또 다른 오류를 만든다.

얼마 전 한스 로슬링이 쓴 <팩트풀니스>라는 책에서 사람은 본능에 의해 근거 없는 생각들을 하고 왜곡된 판단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의 내용에 빗대어 논쟁을 바라보면 좋은 경영자와 나쁜 경영자를 판단하는 기준이 왜곡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논쟁에서는 좋은 경영자는 직원과 소통을 잘하고 나쁜 경영자는 직원과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고 단정 짓고 있다. 하지만 좋은 경영자와 나쁜 경영자를 판단하는 조건으로 직원들과 소통의 문제로 단정할 수 없다.

헤럴드 제닌이 쓴 <매니징>이라는 책에선 경영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를 하고 있다. “경영자는 경영을 해야 한다.” 너무 공감하는 말이다. 경영자가 경영을 잘하지 못하면 좋은 경영자가 아니고 경영자가 경영을 잘해야 좋은 경영자라 할 수 있다. 이는 마치 IT 개발자가 개발을 잘해야 좋은 개발자고 개발을 못 하면 좋은 개발자는 아닌 것과 같을 논리일 것이다. 이러한 잘못된 판단오류는 단일 관점으로 보는 본능에 의해 ‘내가 직원들에게 이토록 잘해줬는데 왜 내게 이렇게 하는가?’ 라고 느끼는 감정 또는 본능이 사실을 왜곡하여 바라보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경영자는 인자나 현자로 착각해선 안 된다. 어떤 이유임에도 불구하고 경영자는 경영을 잘해야 하고 예측할 수 없는 외부환경으로 인하여 경영의 어려움을 맞이해도 이는 경영자의 몫이다. 다만 경영자도 다 같은 사람으로서 예측 관리할 수 없는 영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책임을 져야 하는 사실이 안쓰러울 뿐이다.

이 글을 쓰는 나는 아직 초보 경영자로서 앞으로 다가올 위기를 대처하는 능력이나 여러모로 준비가 한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취약성을 인정하고 사실을 사실로 바라보는 통찰력을 키우고 좋은 경영자가 되기 위해 때론 냉정하고 대담하게 행동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매 순간 진실함으로 직원을 대하고 서로의 연약함을 공유함으로 기업의 존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할 때이다. 양희종 ITNJ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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