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은 대부분 부주의에 의해 발생
‘나 하나쯤이야’하는 안일한 생각
수십년 가꾼 소중한 자연 잿더미로

▲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

불현듯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금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급기야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으로 선언하기까지 했다. 6년을 주기로 발생한다는 신종 바이러스는 우리가 결코 피할 수 없는 재해로 전 인구가 합심해서 극복해 가야할 숙제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점차 확진자 수가 줄어들어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지만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신종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한국의 대응은 최상의 모범이 되고 세계 곳곳에서 우리의 대응을 보고 배우려고 한다.

산불은 코로나와 달리 예방 가능한 재해로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지 않도록 미리미리 준비하고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온 국민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신종 코로나 예방의 기본은 손 씻기, 마스크 끼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있듯이 산불예방에는 불법소각 금지, 산림 내 흡연금지, 화기물 소지금지 등 기본적인 소양을 꼭 지켜야할 것이다.

봄철은 화창한 날씨로 인해 입산객이 증가하고 영농철을 맞이해 논·밭두렁 소각을 많이한다. 특히 고온·건조한 날이 많고 지역별로 강한 바람에 대형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은 계절이다.

지난달 타 지자체에서는 대형 산불로 애써 가꿔온 소중한 산림이 잿더미로 변해 버린 일이 발생했다. 임야 200㏊ 가량(축구장 280개 크기)을 태우고 헬기 60대, 소방차 178대, 산불지휘차 6대, 산불진화차 26대, 진화인력 5600명 등이 투입되어 다음날까지 진화를 해야했다. 이후 수일동안 잔불정리를 거쳐 산불을 완전히 진화할 수 있었다.

산불은 한 번 나면 광범위하고 급속하게 번지기 때문에 초기 진화가 매우 어렵다. 즉각적인 지상접근이 곤란하고 연기와 고온, 진행방향 급변 등으로 근접 진화에 위험성이 따른다. 또 임도·취수원의 부족 등 진화기반시설이 미약하고 특히 야간산불은 진화장비 및 인력동원의 한계로 진화에 어려움이 있어 대형산불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중구에서는 취약지역에 산불감시원을 집중 배치하고 △입산자 화기물 휴대금지 계도 △농산폐기물 및 논밭두렁 소각행위 단속 △산불감시원, 전문예방진화 대원 조·주·야간근무 운영 등 산불 예방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 중구는 지난 3월 중순 한 건의 산불이 발생하였으나 공무원 4명, 산불감시원 5명, 산불예방전문진화대 5명, 소방관 30명이 투입되어 빠르게 초동진화에 성공해 10여분 만에 산불진화를 완료할 수 있었다. 이는 산불 발생에 대비한 철저한 산불진화훈련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산불은 대부분 사람들의 부주의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따라서 산림 내 화기 및 인화물질은 소지하지 말고 흡연이나 취사행위 등 화기취급도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산림 인접지역에서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쓰레기를 소각하는 행위 또한 하지 말아야 한다

곳곳에 활짝 핀 샛노란 꽃들이 산천과 어우러져 절경을 만들어내는 계절이다. 하지만 방심하면 대형화재가 늘 발생할 수 있다. 산불로 망가진 산을 회복하는 데는 최소 30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나 하나쯤이야’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수십 년간 가꿔온 자연이 한순간에 파괴될 수도 있다. 민·관 모두가 한마음으로 산불예방활동에 동참해 아름다운 우리 숲을 지켜나갈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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