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5차 비상경제회의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 신설
회사채시장 유동성 25조 투입
대기업과 비우량 회사채 등
기존 대책의 사각지대 보완
정부는 22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제5차 비상경제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 등을 담은 기업안정화 지원 방안을 확정했다.
신종코로나로 인해 집중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한 긴급대출 프로그램을 증액하고 대기업과 비우량 회사채 등 기존 대책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며 기간산업으로 지원 범위를 넓힌 방안이다.
앞서 발표한 100조원 상당의 금융시장 안정화 방안에 소상공인 긴급대출 14조4000억원, 회사채 시장 유동성 25조원을 추가 공급하고, 기간산업안정기금 40조원을 신설하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는 우선 코로나 사태로 자금난에 몰린 항공, 해운, 자동차, 조선, 기계, 전력, 통신 등 7개 업종을 대상으로 40조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조성,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에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5년간 한시적으로 운용한다. 재원은 정부보증 기금채권을 발행해 조달한다.
대기업에 ‘혈세’ 투입 논란이 있는 기간산업 지원에는 고용 유지, 보수 및 배당·자사주 취득 제한 등 도덕적 해이 방지, 정상화 이익 공유 등 전제 조건을 달았다.
회사채와 단기자금 시장에는 25조원을 추가 투입한다.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기존 프로그램이 회사채 매입에 나서고 있으나 우량 회사채에 치우쳐 있어 저신용 등급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단기사채까지 사들일 수 있는 신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입기구처럼 특수목적기구(SPV)를 만드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중소·중견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돕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프로그램도 5조원 증액한다.
정부는 소상공인 긴급대출(코로나 대출) 프로그램도 14조4000억원 증액한다. 이미 소진됐거나 소진이 임박한 긴급대출 프로그램을 이어가는 것이다.
정부의 예비비 4조4000억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하면서 16조4000억원으로 늘어난 1단계 프로그램은 4월 말 전후로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이 소진되면 1단계 프로그램이 종료되고 10조원 상당의 2단계 프로그램을 개시한다.
다만, 2단계 프로그램은 1단계와 비교해 금리가 오르고 대출 한도는 줄어들며 신청자격은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크다.
1단계 프로그램의 금리(연 1.5%)가 너무 낮게 설정됐던 데다 신청 자격 요건도 느슨해 가수요가 촉발됐던 만큼 금리·한도·자격요건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신종코로나의 충격파가 퍼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즉시 행동하는 것”이라면서 “정책금융기관, 시중은행, 금융협회에 전폭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5월 중 관련 법 개정을 마칠 수 있도록 입법 노력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