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송철호 울산시장과 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인, 지역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간단한 만찬이었지만 이들의 정치적 입장을 놓고 보면 쉽게 만들어질 자리는 아니다. 사실상 한자리에 마주앉기조차 어려운 사이인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정치적 노정의 엇갈림은 제쳐두고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막중한 임무를 함께 해결해야 하는 지위를 가졌다는 이유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만찬을 함께 했다는 것은 울산시정의 미래를 위해서는 매우 다행이다.

이날 만찬 자리에는 송철호 울산시장과 김기현(4선·남구을), 이채익(3선·남구갑), 박성민(초선·중구), 권명호(초선·동구), 서범수(초선·울주군) 당선인과 지역 경제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송시장이 시장으로서 당선인들을 축하하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아마도 지역 경제인들이 민주당 소속인 송철호 시장과 통합당 소속인 5명의 당선인이 의기투합하지 않으면 지역경제 회생이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자리를 주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자리에서 송시장은 “코로나 사태로 많은 소상공인을 비롯해 중소기업과 상인들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어 시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도 힘을 합쳐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통합당 당선인들도 “관심을 갖고 21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더욱 챙겨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지역은 현재 광역·기초 단체장은 모두 민주당 출신이고 21대 국회의원 당선인은 북구 이상헌 의원을 제외하고는 5석이 모두 미래통합당 소속이다. 게다가 국회의원 당선인들 중 다수가 지역구의 단체장을 지냈기 때문에 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을 뿐 아니라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나름의 소신도 확고하다. 현직 단체장과의 갈등이 예고돼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이다. 특히 4선으로 국회 입성과 동시에 통합당의 중책을 맡을 것이 유력한 김기현 의원은 시장을 역임한데다 송시장과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맞붙었을 뿐 아니라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법적다툼까지 예고돼 있다. 시쳇말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산의 발전에 이들의 협조적 관계는 반드시 필요하다. 국비 확보에 있어서나 지역산업의 새로운 방향 정립에 있어서 한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개인적 감정과 지역 현안 해결을 완전히 분리해서 다루겠다는 철저한 각오가 있어야 한다. 이날 경제인들이 만찬자리를 제안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역경제의 회생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고 한목소리를 내달라는 당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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