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장 생산중단…중국·인도·유럽서 판매 감소
1분기 매출·영업익 증가에도 순이익은 42%나 급감
유례없는 불확실성 2분기부터 충격 본격화할 듯

▲ 자료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시작된 1분기에 현대차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조금 늘었지만 순이익이 40% 넘게 감소했다.

1분기 판매대수는 9년여만에 처음으로 100만대를 하회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었지만 원달러 환율 등의 영향에 따른 착시에 가깝다는 시각이다. 2분기부터는 코로나 확산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매출·영업이익 증가 착시효과, 순이익은 곤두박질

현대차는 1분기 순이익이 5527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42.1% 감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중국에서 코로나가 먼저 시작되며 실적이 급감한 여파다.

매출액은 25조3194억원으로 5.6% 늘었고 영업이익은 8638억원으로 4.7% 증가했다. 완성차 판매대수(도매판매)는 90만3371대로 11.6%나 줄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유례 없는 불확실성에 직면한 가운데 이에 따른 수요 위축과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판매가 감소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매출액은 원화 약세라는 우호적 환율 환경, 제품 구성 개선 등의 영향으로 증가했지만, 앱티브 합작법인과 관련한 일회성 기타매출 약 1000억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판매대수 9년만에 100만대선 붕괴

현대차의 분기 판매량이 100만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1년 3분기 이후 9년만에 처음이다. 1분기 글로벌 시장 판매대수는 90만3371대로, 국내 판매는 15만961대로 13.5% 줄었고, 해외에선 74만4310대로 11.1% 감소했다.

국내에선 더 뉴 그랜저, GV80 등 신차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로 인한 생산 중단 등이 영향을 줬다.

해외에선 중국, 인도, 유럽 등의 수요 감소가 문제였다. 해외 시장의 경우 코로나 충격이 가장 먼저 가해진 중국 판매가 6만3000대로 전년 동기(13만1000대)보다 51.7% 급감해 반토막 났다. 중국 실적을 제외하면 글로벌 판매 감소폭이 5.6%로 줄어든다.

유럽(11만9000대·-16.3%)과 인도(10만8000대·-18.7%), 중남미(4만8000대·-19.4%)에서도 판매가 꺾였다.

다만, 북미 판매가 23만3000대로 17.2% 증가하고, 러시아(5만1000대)가 4.7% 늘어나는 등 일부 지역은 코로나 영향이 크지 않았다.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김상현 전무는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판매는 코로나 확산 관련 해외 주요 거점의 공장 및 딜러 셧다운(일시폐쇄)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의 견조한 판매로 글로벌 수요 대비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이 평균 1193원으로 작년 동기(1125원) 보다 크게 상승했고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의 비중 상승, 미국 시장 인센티브 축소 등으로 매출은 증가했다.

순이익은 중국법인 등 관계기업 실적 악화와 외화 관련 손익 감소 등 영향을 받았다.

◇2분기부터 코로나 부정적 영향, 수익성 악화 불가피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과 관련, 코로나 확산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2분기부터 본격화되고, 이에따라 자동차 산업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동차 수요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 유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 판매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어, 판매회복에 대한 전망은 그 어느때보다 불투명한 상태다.

현대차는 향후 수요감소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판매가 견조한 내수시장에서의 신차 판매확대와 제품 믹스 개선을 지속 추진하고 효율적 재고 관리와 인센티브 운영, 신차 및 SUV 위주의 공급확대를 통해 해외시장에서의 실적 악화를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이형중기자 leehj@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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