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수 하루 200명대로 하락
이탈리아 내달 4일 기업 정상화
스페인, 어린이 외출제한 완화
영국·스웨덴은 봉쇄조치 유지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차단을 위한 강력한 봉쇄령을 시행해 온 스페인에서 6주 만에 어린이 외출이 허용된 26일(현지시간) 바르셀로나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어린이들이 아빠와 함께 뛰어놀고 있다. AFP=연합뉴스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일일 사망자 수가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신종코로나 사태의 하향 안정화 추세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신종코로나 차단을 위해 오랜 기간 걸어 잠근 빗장을 조금씩 풀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신종코로나 사망자는 전날보다 260명 늘어난 2만6644명으로, 하루 사망자 수가 6주 만에 200명대로 떨어졌다. 이탈리아의 하루 사망자 수가 300명 미만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14일(175명) 이래 처음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신종코로나의 안정세가 뚜렷이 나타남에 따라 내달 4일부터 상당수 기업·공장의 운영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이르면 오는 27일 봉쇄 조처의 점진적 완화를 위한 일정표도 공개할 방침이다. 다만 휴교령은 다음 학기가 시작될 때까지 유지할 방침이다.

유럽에서 이탈리아 다음으로 신종코로나 사망자가 많은 스페인도 일일 사망자 수가 5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스페인의 신종코로나 사망자는 전날보다 288명 증가한 2만3190명으로, 일일 사망자 수는 지난 3월20일 이후 최저다.

지난달 14일부터 강력한 봉쇄령을 시행해온 스페인은 이날 어린이들의 외출 제한을 완화했다. 14세 이하 아동은 부모와 동행하는 경우 하루 한 시간 동안 거주지에서 반경 1㎞까지 외출이 가능해졌다. 어린이 이동제한이 풀리자 스페인 곳곳에서는 어린이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마스크를 쓴 채 집 밖으로 나와 6주 만의 외출을 만끽했다.

스페인 정부는 전국적 봉쇄조치의 구체적인 완화안을 오는 28일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신종코로나의 뚜렷한 안정세에 따라 봉쇄 해제를 추진하는 것과 반대로 영국은 그럴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신종코로나 확산 차단을 위한 엄격한 봉쇄조치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 “외부활동을 허용하는 것이 언제쯤 안전해질지 들여다보고 있는데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확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달 20일부터 모든 카페와 주점, 식당의 문을 닫도록 한 데 이어 23일부터 슈퍼마켓 및 약국 등 필수 영업장을 제외한 모든 가게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스웨덴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를 지키지 않는 식당과 술집은 영업을 중단시키겠다고 경고했다.

유럽의 다수 국가는 신종코로나 확산 차단을 위해 학교와 상점 문을 닫거나 시민의 이동을 제한하는 등 봉쇄 조치를 취했지만, 스웨덴은 50명이 넘는 모임을 금지한 것 외에 초등학교와 카페, 식당, 체육관 등을 계속 열어두고 있다.

스웨덴의 인구 100만명당 신종코로나 사망자 수는 다른 북유럽 국가들의 3~6배 수준으로 많다. 파리=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