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난다” 신고…인근 장례식장 바닥과 트럭서 시신 40∼60구 발견
NYT “뉴욕시 장례식장·병원, 쏟아지는 시신 처리 감당 안 되는 현실 보여줘”

▲ 미국 뉴욕 브루클린 앤드루 T. 클래클리 장례식장 앞에 29일(현지시간) 경찰들이 서 있다. 이 장례식장이 임대해 사용한 트럭에서 이날 부패한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한 뉴욕시에서 부패한 시신이 대거 실려있는 트럭들이 발견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오전 11시 30분께 브루클린 유티카 애비뉴에 세워진 트럭 두 대에서 악취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뉴욕경찰(NYPD)은 이들 트럭 안에 부패한 시신들이 시신 보관용 가방 안에 담긴 채 쌓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 트럭들이 인근 앤드루 T. 클래클리 장례식장에서 임대해 사용 중인 것이라고 확인했다.

해당 장례식장은 밀려드는 시신을 감당하지 못하고 트럭을 빌려 그 안에 얼음과 함께 시체를 보관 중이었다고 영국 BBC 방송이 전했다. 

미국 CNN 방송은 시신 최대 60구가 4대의 트럭에 보관돼 있었다고, 폭스뉴스는 40∼60구의 시신이 트럭뿐만 아니라 장례식장 바닥에도 놓여있었다고 보도했다.

최소한 트럭 한 대에는 냉장 기능이 없었고, 일부 시체는 얼음 위에 놓여 있었다고 CNN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뉴욕시가 시신 보관용 냉동 트럭 한대를 현장에 보냈으며,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발견된 시신들을 냉동 트럭으로 옮겼다고 BBC는 전했다. 

이 장례식장 인근의 한 주민은 최소한 몇주 전부터 문제의 트럭에 시신이 보관된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인근 건물주는 “(장례식장이) 승합차와 트럭에 시체들을 보관하고 있었고, 차량은 시체보관용 가방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전했다. 

NYT는 발견된 시신 중 몇구가 코로나19와 연관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뉴욕시의 영안실, 장례식장, 화장장 등은 밀려드는 시신을 감당해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병원과 요양원에서 시신이 쏟아져나오면서 이를 제때 매장하거나 화장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며 “이에 일부 장례식장에서는 시신을 보관하기 위해 냉동 트럭이나 강력한 에어컨을 가동한 임시 영안실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런데도 대낮에 번화한 브루클린 거리에 세워진 트럭에서 뉴요커의 시신이 썩어가고 있는 현실은 9.11 테러 때보다 5배나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로 사망한 뉴욕시가 직면한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현장을 찾은 에릭 애덤스 브루클린 자치구 회장은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시체로 가득 찬 트럭이 거리에 줄지어 서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 기준 이날까지 뉴욕시에서만 1만8천명이 넘는 코로나19 사망자가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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