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28개주 부분정상화”…주별 판단에 맡겨 ‘제2파동’ 우려도
육가공 공장 집단감염 확산…3대 항공사 승객 마스크 착용 의무화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 차원에서 제시한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 준수 기간이 30일(현지시간) 종료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로 만료되는 지침 준수 시한을 더는 연장하지 않겠다고 이미 밝혔다.

코로나19가 여전히 확산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결정을 한 것은 미국의 경제활동 조기 정상화가 필요하다는 본인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5월 1일 정상화를 목표로 했지만 주 정부와 보건 당국자의 반발에 부딪혀 정상화 시기와 방법을 주 정부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물러선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주 정부에 결정권을 넘겨준 만큼 연방 지침을 굳이 더 연장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또한 11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경제를 최대 치적으로 부각해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경제활동을 제약하는 지침의 유지가 재선 가도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봤을 가능성이 있다.

주별로 확산 및 진정 속도가 천차만별이지만 최근 들어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에 따라 부분 정상화의 길로 접어드는 주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CNN은 이번 주말까지 절반이 넘는 28개 주가 부분적 정상화를 시작하고 많은 주의 자택대피령이 만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감염자가 350여명에 불과한 알래스카주는 지난 21일 자택대피령을 해제했고, 콜로라도주는 26일 주도인 덴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같은 조처를 했다.

조지아, 플로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아이오와, 켄터키, 미네소타, 미시시피, 몬태나, 오클라호마, 테네시, 텍사스, 버몬트, 웨스트버지니아 주도 부분적 정상화에 들어간 곳이다. 

반면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뉴욕주는 35개 카운티에 한해 일반 환자에 대한 선택적 수술 재개를 허용하기로 했지만 엄격한 지침은 여전히 준수되고 있다. 

두 번째로 환자가 많은 뉴저지주도 공원과 골프장의 재개장을 5월 2일부터 허용했지만 의무적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속한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주는 단계적 정상화 계획을 갖고 있지만 아직은 자택대피령이나 휴교령 해제에 관해 구체적으로 정해둔 날짜가 없다. 

워싱턴DC를 비롯해 일리노이, 델라웨어, 루이지애나, 메릴랜드, 미시간, 애리조나 주도 자택대피령 기간을 연장한 곳이다.

CNN은 43개 주가 학년 말까지 휴교를 명령하거나 권고한 상태라고 전했다. 

다만 이들 주 중에서도 부분적으로 경제활동 재개를 허용한 곳이 있고, 적지 않은 주의 자택 대피령이 5월 초순께 만료돼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진정될 경우 정상화를 시도하는 곳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정상화 판단 문제를 주 정부에 맡긴 것은 불안한 부분이라는 우려 역시 만만치 않다. 

성급한 정상화에 나선다면 자칫 환자가 많지 않았던 곳의 발병이 급증하거나 도시에서 재발병이 일어나면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감염 확산을 겪을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연방 지침 종료로 코로나19 반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주와 지방 정부, 기업의 일관성 없는 의사결정은 바이러스의 ’2차 파동‘을 촉발하거나 현재 발병 상태를 더 길게 가도록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환자가 106만9천424명, 사망자가 6만2천996명으로 각각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전 세계의 3분의 1가량이고, 사망자는 4분의 1을 상회하는 규모다.

이런 가운데 여러 곳의 육류 가공 공장에서는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잇따라 발생했다.

육가공업체 트라이엄프 푸드가 운영하는 미주리주의 돼지고기 공장에서는 120여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일리노이주 타이슨푸드 육류 포장 공장에서는 92명의 환자와 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조지아주 가금류 공장에서도 직원 38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편 미국의 3대 항공사인 아메리칸, 델타, 유나이티드 항공은 모든 승객의 마스크 착용을 5월부터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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