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주 봉쇄반대 시위대 의회 점거 관련…주지사에 "양보하고 불꺼라"

▲ 그레천 휘트머 미국 미시간주 주지사(랜싱 AP=연합뉴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지난달 '해방하라 트윗'으로 봉쇄 반대 시위 조장 논란에 휩싸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총 든 시위대'를 두둔하며 이들에게 양보하라고 그레천 휘트머 미시간주(州) 주지사를 다그쳤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시간주에서 무장한 시위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 및 경제 활동 재개를 요구하며 주의회 의사당 건물을 점거한 일이 발생한 상황에서다. 이 시위가 있은 뒤 휘트머 주지사는 폐업 및 주 비상사태를 이달 28일까지 연장하는 행정조치를 발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시간 주지사는 양보하고 불을 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매우 좋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화가 나 있다"며 "그들은 그들의 삶이 안전하게 원상 복귀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휘트머 주지사를 향해 "그들을 만나라. 그들과 대화하라. 합의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일면 시위대의 봉쇄 해제 주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도 보인다.

    특히 무장한 시위대를 '매우 좋은 사람들'이라고 부르며 주지사의 양보를 요구한 모양새를 연출, 과격 시위 조장 논란에 또다시 휩싸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미시간주 주도(州都) 랜싱에 집결한 700명의 시위대는 전날 주의회 의사당으로 진입해 건물을 점거, 코로나19 봉쇄령 철회를 요구했다.

    주의회는 지난 3월 10일 미시간주가 선언한 비상사태 명령이 종료함에 따라 비상사태 연장 여부에 대한 논의에 들어간 상태였다. 일부 시위대는 권총과 소총을 휴대한 채 의사당 건물로 들어갔으며,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휘트머 주지사는 시위대의 반발 및 공화당의 반대에도 비상사태를 연장했다. 그는 성명에서 "코로나19는 베트남전 기간 우리가 잃었던 것보다 더 많은 미시간주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적"이라며 "일부 입법부의 일원들은 이 위기가 끝났다고 믿고 있지만, 상식과 모든 과학적 자료는 우리가 아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3단계 경제 정상화 방안을 발표한 다음 날인 지난달 17일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던 미네소타, 미시간, 버지니아 주를 지목해 "해방하라"는 트윗을 올려 시위 조장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공교롭게 이 3개 주는 공히 민주당 주지사가 있는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휘트머 주지사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첨예한 대립각을 세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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