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천문학적인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기 시작했다. 우선 울주군은 지난달 28일부터 ‘울주사랑카드’를 배부해 수급률이 93%를 넘어섰다. 또 울산시는 지난 4일부터 기초생활수급 가구를 시작으로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들어갔다. 울산지역에 3000억원이 넘는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 그 동안 얼어붙었던 소비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재난지원금이 풀린다는 것은 다른 말로 코로나19의 방역 긴장감이 풀어진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자칫 지역경제를 순환시키기 위해 쏟아부은 거액의 지원금이 역으로 코로나19를 불러오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해야 할 것이다. 특히 지금까지 지켜왔던 생활수칙 등을 그대로 철저하게 준수해야 경제도 잡고 코로나19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울산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은 총 47만294가구로 약 3139억원이 투입된다. 재원은 국비 80%, 시비 15%, 구·군비 5%다. 또 울주군민 긴급재난지원금은 221억원으로, 울주군민 22만1591명에게 지급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지급된 군민 긴급지원금은 최근 음식점과 주유소, 배달음식점, 미용실 등으로 확산되면서 상권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카드가 처음 발급된 당일의 경우 범서읍 천상 지역에서는 식당마다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려나왔다.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면서 종업원 대부분을 내보냈던 언양읍의 한 음식점은 최근 손님들이 너무 많아 일부러 간판 불을 꺼놓은 채 영업을 하는 진풍경이 나타나기도 했다. 오는 18일부터 본격적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면 식당 종업원을 구하기도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상권이 활기를 띠는 현상과 달리 방역당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벌써부터 음식점이나 상가 등에는 마스크를 벗은 채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러다가 코로나19가 재확산되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코로나19 확진자는 그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를 거치면서 3월 중순 100여명에서 4월 하순 이후 9.1명으로 순차적으로 감소했다. 그렇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코로나19는 전파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철저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6일부터 시작되는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방역)는 국민 개개인과 사회 모두가 스스로 방역을 책임지는 방역주체가 돼야 한다는 것이지 방역을 해제하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경제 활성화와 코로나19 방역,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면 그만큼 더 철저한 수칙 준수 등의 긴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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