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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경상시론
[경상시론]코로나사태 이후의 세계신자유주의 경제·민주주의의 위기
일자리 감소·美中 갈등의 해답은
시민적 역량 강화와 글로벌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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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05  22: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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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종만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학장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제 글로벌 경제위기로 전환되었다. 글로벌 공급과 수요의 마비가 금융으로 전이되고, 사회 각 영역에 충격을 주고 있다. 만약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어 코로나19 사태가 극복된다고 해도 우리는 이전의 세계로 되돌아가기 어렵다. 그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충격이 심화되고 구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세계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이후의 세계에 있어 주목해야할 첫 번째 변화는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위기이다. 신자유주의는 1970년대 경제위기에 빠졌던 서구 복지국가들의 경제정책 기반이었던 케인즈주의를 밀어내고 새로운 경제정책의 사조로 등장하였다. 규제완화, 민영화, 복지축소 등을 지향하는 이 신자유주의는 시장이 경제문제뿐 아니라 모든 사회문제에서 최선의 대안이라고 주장하는 시장근본주의였다. 신자유주의 정치세력들이 냉전에서 승리하고 이후 세계화 과정에서 함께 신자유주의도 본격적으로 전개되어 글로벌 신자유주의 체제가 출범하게 되었다. 코로나19 사태는 이 글로벌 신자유주의에 강력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 시장만능과 전지구적 효율성을 강조하던 글로벌 신자유주의는 2008년 금융위기에 의해 충격을 받은 데 이어 또 다시 심대한 타격을 받고 있다.

주목해야할 두 번째의 변화는 정치적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이다. 글로벌 신자유주의에 의해서 전 세계적으로 양극화와 빈부격차가 확대되면서 기존 정치체제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확산되었다. 이에 따라 기존의 대의민주주의와 정당정치가 위기에 처했으며, 세계 각국에서 빈발하고 있는 포퓰리즘은 이러한 위기 양상의 표출이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해서 또 다른 정치적 문제가 부각되었다.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전체주의적 감시체제와 민족주의적 고립을 지향하는 정치세력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라리가 전체주의적 감시체제와 민족적 고립주의의 대안으로 주장한 시민적 역량강화와 글로벌 연대는 기존 대의민주주의와 정당정치의 위기를 극복하는데도 필수적이다.

세 번째의 변화는 코로나19 사태와 4차산업혁명에 의한 이중적 일자리 감소 위기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실업대란은 이미 세계 각국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특히 임시일용직과 특수고용직 등 취약 계층 노동자들에 집중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일자리 감소가 위기 대응을 위한 급속한 4차산업혁명과 연계되어 증폭될 것이라는 점이다. 디지털 전환과 혁신을 핵심으로 하는 4차산업혁명은 산업경쟁력 제고와 산업 재편을 가속화할 것이지만 새로운 서비스와 일자리 창출은 제한적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최대한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최근 논의되었던 기본소득이나 보편적 긴급재난지원 뿐만 아니라 좋은 일자리 확대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제 본격적으로 고민할 때가 되었다.

네 번째의 변화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21세기 세계질서의 헤게모니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미중간의 갈등 위기이다. 중국의 부상은 21세기 국제정치의 가장 핫한 주제이다. 이 중국의 부상에서 출발한 미중 간의 갈등은 단순히 무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21세기 세계질서 주도권을 둘러싼 양국 간의 장기적인 헤게모니 투쟁이고 또 코로나19 사태 진전 과정에서 갈등이 중첩되고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미중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사태 진전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상의 4가지 위기 양상들에 대한 대응 방향은 ‘민주주의와 연대의 기반 위에서의 지속가능한 혁신성장’이 아닐까 한다. 소수의 이익에 매몰된 신자유주의가 아닌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에 근거하고, 다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민주주의, 보호무역주의나 민족적 고립주의가 아닌 글로벌 연대와 상생, 안전하고 공정한 복지국가로서의 지속가능성,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혁신성장이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위기를 극복하는 화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종만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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