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태원 클럽발(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생활 속 방역’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10일 하루 감염 확진자가 34명에 이르렀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30명대에 다시 진입한 건 4월12일 32명 이후 28일 만이다.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확진자는 54명으로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때문이라고 하기는 어려우나 경계심이 느슨해진 탓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태원 클럽 방문 등으로 인한 감염자가 서울에서 가장 많은 30명이 나왔고, 경기 14명, 인천 6명, 충북 2명, 부산 1명, 제주 1명 등 지방으로 확산됐음에도 울산에서는 여전히 확진자 0명을 유지했다. 울산시는 지난 9일부터 긴급재난 문자를 발송해 서울 이태원의 킹, 트렁크, 퀸 클럽을 방문한 시민의 자진신고를 받은 결과 모두 4명이 나타났으나 검사 결과는 모두 음성으로 판정됐다. 이들은 현재 자가격리 중이다. 지난 연휴기간 이태원 일대 클럽들을 방문한 인원은 5000명이 넘고 이 가운데 2000명에 육박하는 사람은 ‘연락 불통’인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에서도 방문자들의 적극적인 진단검사 참여가 중요한 상황이다.

울산에서는 56일째 지역사회 내 감염으로 인한 확진자가 없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생활 속 방역이 시작되고 첫 주말과 휴일인 지난 9~10일 울산지역 곳곳에서도 걱정스러운 장면들이 많이 발견됐다. 공원과 커피숍 등에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을 뿐 아니라 방역의 가장 기본인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이 많았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 확산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울산에 있는 클럽들은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갑갑했던 ‘집콕’ 생활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축구 등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마스크가 코로나 방역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등장했다. 특히 기온이 올라가면 마스크 착용이 점점 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스크 공급을 넘어 소재의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더구나 오는 13일은 학교 등교가 시작된다. 고등학교 3학년부터 우선개학이지만 개학에 따른 대책도 다시 면밀하게 재점검을 해야 한다. 중국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운동을 하다가 사망하는 사례도 발생했다. 아이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뛰고 달리는 것을 만류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등교를 하면 생각지도 못한 예상 밖의 문제점들이 노출될 수도 있다. 울산시는 코로나 생활 방역의 조기 정착을 위해 전담팀을 구성했다. 이들의 전방위적 활동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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