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은 무관객·녹화로 진행
코로나 속 소비심리 위축에
‘거리두기 좌석제’ 수익 악화
공연계, 정부지원 필요 호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됐던 문화예술계가 재기를 시작했다. 지역 문화시설들이 개방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막상 시민이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은 여전히 제한돼 있다.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권고 사항들로 인해 문화시설 입장에서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코로나로 인해 80일가량 문을 닫았던 지역 문화시설들이 지난주부터 본격 문을 열었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한 구·군 문화예술회관과 도서관 등이 운영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번주 안에 관람할 수 있는 공연은 전무하며, 가장 빠른 공연이 21일 울주문예회관에서 열리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오페렐라 발렐리아’와 울산문예회관의 ‘전원경의 그림콘서트’다. 이에 앞서 남구구립교향악단의 공연이 마련되지만, 무관객 녹화공연으로 진행된다.

울산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아르코공연연습센터@울산과 J아트홀도 대관을 시작한다. 그러나 J아트홀 대관은 무관객으로 공간을 이용할 경우로 제한된다.

12일부터는 울산박물관, 암각화박물관, 대곡박물관, 약사동제방유적전시관 등 지역 박물관들도 일제히 운영을 재개한다. 다만 어린이박물관은 관람 인원의 대부분이 유아 및 어린이인 점을 고려해 추후 개관할 예정이다.

북구생활문화센터, 세대공감창의놀이터, 북구예술창작소, 문화쉼터 몽돌, 박상진의사 생가, 달천철장 관리시설 등도 12일부터 운영이 시작된다.

전시 공간과 달리 공연장은 여전히 암흑기에 빠져있다. 코로나로 인해 소비 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데다 거리두기 좌석제를 적용할 경우 수익 악화가 예상돼 정상화로 가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울산지역 공연장 중 상당수가 거리두기 좌석제를 도입하고 있다. 정부의 강제 사항이 아니라 권고 사항이지만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주문화에술회관 등은 이를 도입해 예약을 받고 있다.

그러나 공연장과 제작사들은 사회적 분위기상 대놓고 반발하지는 못하지만,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특히 현대예술관은 6월3일 손열음 피아노 리사이틀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 전석 매진된 상황에서 거리두기 좌석제를 시행하려니 고민이 깊어졌다.

현대예술관 관계자는 “이미 표를 판매해 매진된 공연이다. 그런데 거리두기 좌석제를 시행할 경우, 누구는 취소하고, 누구는 공연을 보게 해야 한다. 결국 좌석 조정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거리두기 좌석제를 두고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공연계에서는 코로나 여파로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거리두기 좌석제를 유지할 경우 손익분기점을 넘기 어려워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공연계 관계자는 “매진된 경우를 비교할 경우, 거리두기 좌석제를 도입하면 그렇지 않을 경우에 견줘 수익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손해를 보면서 공연을 올리라는 말과 다름없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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