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최근 산업재해가 늘어나자 고강도 안전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대 재해가 늘어난다는 것은 산업 현장의 후진성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증거다. 그 동안 현대중공업은 2016년 9건에 달하던 중대 재해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건으로 줄어드는 등 감소세를 보였으나 올해 다시 증가했다. 이번 현대중공업의 고강도 안전대책은 느슨해진 산업현장의 기강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문제는 산업재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아무리 고강도 안전대책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안전의식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되지 않은 한 사고는 또 일어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재해 감소를 위한 기술적인 보완과 함께 재해에 대한 근본적인 안전문화를 뼈 속 깊이 뿌리내려야 한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안전대책에서 모든 작업자가 지침에 따라 가장 안전하고 능률적으로 생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표준작업지도서를 전면 재개정하기로 했다. 또 8월까지 현장 생산부서가 중심이 돼 고위험 요인과 작업 개선사항을 직접 건의하고, 즉각적인 개선작업을 펼치는 ‘전사 안전개선활동(Hi-SAFE)’을 시행한다. 뿐만 아니라 직급별 안전교육 과정을 의무화하고, 우수 이수자에게 직책과 보직을 맡기는 ‘안전 커리어 패스 제도’도 하반기에 도입할 예정이다. 또 협력사 대표 안전회의(TBM·Tool Box Meeting) 참석 의무화, 작업자의 안전개선 요구권 도입 검토, 인적과오(human error) 방지를 위한 첨단안전시스템 구축 등 다방면의 안전관리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같은 고강도 안전대책은 산업재해를 감소시키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이다. 특히 현대중공업 사장이 직접 현장을 챙기면서 안전대책을 주문한데서 우리는 현대중공업의 확고한 산업재해 근절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1980~1990대까지만 해도 산업재해의 백화점이었다. 자고 나면 한명씩 죽어나간다고 했을 정도로 현대중공업의 산재사고는 비일비재했다. 그만큼 현장은 위험 투성이었고, 회사는 생산에만 열을 올렸지 산업재해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 당시 정부도 산업재해를 산업화 과정의 숙명처럼 여겼다.

그러나 지금은 안전을 경영의 최고의 가치로 삼는데 주저함이 없다. 한영석 사장은 “비상경영 체제이지만 임직원 건강과 안전을 위한 투자는 더 늘리겠다”고 했다. 근로자 없는 현장은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산업재해를 줄이는데 노사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그 것이 질 높은 노사문화이자 안전문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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