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당선인 5명 포함
반대 목소리 갈수록 커져
김종인 임기도 아직 공방
재선 20명 金비대위 찬성
당내 의견수렴 진통 예상

4·15 총선 참패에 따른 미래통합당 재건방안과 관련,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 문제를 놓고 21대 국회 등을 준비중인 초선 당선인들은 물론 당내 중진들까지도 ‘김종인 비토’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울산지역 김기현·이채익·박성민·권명호·서범수 등 당선인 5명 모두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 당선인들 역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신임 주호영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 대행이 부친상을 치른 뒤 복귀하게 되면 당내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한 수도권 당선인은 11일 “비대위로 가는 것은 맞지만, 꼭 김 내정자가 비대위원장이 될 필요는 없다”며 김용태·김세연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를 대안으로 거론했다.

영남지역 한 당선인 역시 “김 내정자가 석달여 임기를 거부할 경우 구태여 사정하며 끌려다닐 필요가 있느냐. 주호영 원내대표 체제가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며 자강론을 폈다.

김종인 비대위에 찬성하는 초선들도 임기를 두고는 올해 8월까지, 연말까지, 내년 4월 또는 그 이후까지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최형두 당선인(창원 마산·합포)은 “비상상황이 오래 가는 것은 좋지 않다”며 연말까지 시한도 길다고 주장했다.

박수영 당선인(부산 남구갑)은 김 내정자의 역할이 총선백서 작성과 체제 정비 정도라며 연말을 임기로 제시했다. 초선 10명 안팎과 함께 SNS방을 만들어 지도체제를 논의하는 박 당선인은 “난상토론으로 의견수렴이 안 되면 표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초선 다음으로 당내에서 많은 수를 차지하는 20명의 재선 당선인들은 이미 지난달 김종인 비대위에 힘을 싣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재선 그룹은 이번 주 회동하고 김 내정자의 임기 문제를 집중 논의할 방침이다.

앞서 무소속 당선인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서 “김종인 비대위에 미련을 갖는다는 것은 당을 더욱 수렁에 빠지게 할 것”이라며 주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자체 비대위를 꾸리거나 아니면 당을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에도 김 내정자를 “노욕과 감정을 주체 못 하는 80 넘은 노정객”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40대·경제전문가’를 차기 대권 후보 자질로 꼽은 김 내정자에 거듭 반감을 표하는 상태다. 일부 중진들도 비슷한 기류다.

당내 대표적인 ‘김종인 반대론자’들도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에서 권영세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섰던 3선 조해진 당선인은 “당내 다수가 김종인 비대위에 부정적이다. 스스로 개혁할 의지가 없다면 신탁통치를 요청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럴 바엔 ‘못난 인물’이라도 스스로 뽑자”고 말했다.

3선이 되는 김태흠 의원 역시 “전국위 결정으로 임기 4개월 비대위가 결정됐으니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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