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미래차연구소가 12일 오후 2시 문을 열었다. 미래차연구소는 지역대학, 산업체와 함께 분야별 기초·원천기술 개발부터 사업화, 인력양성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한 마디로 자동차산업의 중심인 울산에 첨단 핵심기지를 세우는 일이라 할만 하다.

울산은 전국 최대의 자동차 생산공장이 있는 곳이지만 변변한 연구소 하나 없었다. 현대자동차의 연구소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머리는 없고 몸통만 있는 ‘자동차도시’로 평가돼왔다. 현대자동차와 수많은 부품업체들이 있었지만 모두가 생산만 했을 뿐 연구개발은 엄두도 못냈다. 특히 내연기관 시대에서 전기차 시대, 자율주행시대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기를 맞으면서 변화에 적응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컸다. 이 와중에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미래차연구소가 개소했다니 울산으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것이나 다름없다.

미래차연구소가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우선 디자인, 소재, 부품·모듈, 자율주행, 개인용 비행체, 시스템 통합 등의 분야가 먼저 해결해야 할 과업으로 꼽힌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분야의 전문지식을 보유한 교수들이 대거 참여해야 한다. 그리고 테크노파크, 울산대학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울산발전연구원, 현대자동차, 지역기업 연구소가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울산시는 지난해 12월 ‘울산 미래차 산업 발전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발전전략은 미래차 혁신성장 생태계 육성, 친환경차 글로벌 경쟁력 확보, 자율주행차 상용화 기술 선도 등 3대 전략과 10대 프로젝트로 이뤄졌다. 또 전략목표는 미래차 혁신성장 거점 구축을 위해 전장부품 기업 비중을 현재 11%에서 25% 이상으로 확대하고, 세계 수준의 미래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핵심기술기업을 50개 이상 육성하는 것으로 잡았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15일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전기·수소차의 국내 판매 비중을 현재 2% 수준에서 2030년 33%로 높이고, 세계시장 점유율을 현재 4%에서 10%로 끌어올리는 등 ‘국가 미래차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모빌리티(Mobility)’로 진화하고 있다. 모빌리티는 미래의 문을 여는 열쇠인 것이다. 울산미래차연구소는 국내 모빌리티 연구의 거점이자 국내 자동차 연구개발의 컨트롤타워가 되기를 기대한다. 울산시의 예산 및 연구인력의 전폭적인 지원과 시민적 공감대 형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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