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울산역의 복합환승센터 건설이 자칫 수포로 돌아가게 생겼다. 롯데측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또다시 울산복합환승센터를 비롯한 롯데쇼핑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합환승센터는 KTX울산역의 기반시설로, 만일 롯데측이 이 사업을 포기할 경우 울산역세권 조성사업이 근본부터 흔들리게 된다.

롯데가 복합환승센터를 포기하게 되면 현재 한창 공사 중인 울산컨벤션센터의 효과가 크게 떨어지고 13일 공청회를 가진 KTX울산역 복합특화단지의 조성에도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 그러면 울산 최대의 부도심인 서부권의 발전도 당연히 뒤처질 수 있다. 따라서 복합환승센터 건설은 어떠한 일이 있어도 기간 내에 진행돼야 한다.

롯데는 그동안 복합환승센터와 관련해 울산시민에게 수차례 약속과 번복을 반복했다. 지난 2015년 10월 울산시는 울산역세권 개발사업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롯데를 선정했다. 이어 롯데쇼핑과 울산시, 울산도시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사업협약을 체결한 뒤 2016년 2월 출자회사 ‘롯데울산개발’을 설립했다. 그러나 부지를 확보한 후 롯데는 지난 2018년 착공을 앞두고 돌연 사업을 중단했다. 수익성 담보가 힘들다며 사업 재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이어 롯데는 지난해 4월 울산시에 복합환승센터에 주상복합아파트를 함께 건립하는 새로운 제안을 했다. 이에 시민들은 롯데측이 장삿속을 내보였다며 크게 반발했다. 다시 롯데측은 당초 계획됐던 영화관을 빼고 새로운 테마쇼핑몰(분양상가)을 건립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롯데측은 지난 2월 어렵게 통과된 환승센터 변경안도 다시 재검토하겠다고 울산시에 통보했다. 지난 2018년 6월 개발사업을 중단한지 16개월만에 재개한 사업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물론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코로나 경제위기는 큰 부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롯데측이 지금까지 울산시민들을 상대로 수차례 했던 약속을 기억하면 신뢰라고는 추호도 없는, 장삿속 기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울산시는 KTX역세권 복합특화단지, KTX울산역~삼동면 도로 개설,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설치 등 개발여건을 적극 부각해 롯데측을 설득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롯데가 한두번 환승센터를 미끼로 ‘밀당’을 했는지 아는 사람들을 다 안다. 울산시는 롯데측을 합리적으로 설득하되 끌려다니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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