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

봄볕이 강해지면서 전국적으로 25℃를 웃도는 초여름 더위가 이어지는 요즘이다. 세계 기상학자들은 역대 가장 무더운 여름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올해가 1880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가 될 확률을 74.7%로 보고 있다. 세계에서 정확도가 가장 높은 수치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 기상청도 올해 역대급 더위 가능성을 50%로 보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PEC기후센터도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동아시아 전역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매우 크며, 특히 우리나라가 동아시아에서 가장 더운 지역 중 한 곳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염(暴炎)은 ‘매우 심한 더위’를 뜻하는 한자어로, 우리 삶에 이미 익숙한 단어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폭염특보가 도입된 것은 2008년으로 이제 10년이 조금 지났다. 2018년 역대급 폭염 이전의 기록적인 한반도 더위는 1994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이 해 여름에 무려 3384명이 목숨을 잃었다.

기상청은 폭염이 인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2008년부터 폭염 특보를 발표하고 있다. 모든 기상특보는 주의보와 경보로 나뉘는데,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날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경보는 일 최고기온이 35℃ 이상인 날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하지만 의료계와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상청의 폭염특보 기준이 기온만을 반영해 실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제기해왔다. 겨울에 찬바람이 초속 1m 불 때 체감추위는 1℃ 떨어지듯이 여름철도 같은 33℃의 기온이라도 습도가 10% 증가하면 체감온도는 1℃ 가량 높아지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올해부터 폭염특보의 기준을 ‘일 최고기온’이 아닌 ‘일 최고 체감 온도’로 변경한다. 새 기준이 적용되면 도심보다 해안 지역이, 5월과 6월보다는 7월과 8월에 폭염특보가 더 증가할 것이다. 기상청은 6월과 7월 일시적으로 북쪽의 찬 공기가 남하하며 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날이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 값으로 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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