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석 울산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장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의무가 있고 국민은 세금을 납부할 의무가 있다. 나라가 지금과 같은 누란의 위기가 닥치면 남자들은 총을 메고 전장으로 향했다. 막상 지금의 상황은 총을 메고도 갈 곳이 없다. 적이 어디쯤 있는지, 얼마나 있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는 오래된 것, 낡은 것, 생활 속에서 익숙한 것들을 우리의 자신이라 여기고 힘들게 지키려 했다. 그러나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이런 가치가 일시에 무너졌다. 이제는 굳이 공연장이 아닌 곳에서도 공연과 관람이 가능하며, 굳이 학교에 가지 않고도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급속한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그나야 있던 울산 예술인들의 활동 무대도 사라지고 있다.

용기란 누군가 나란히 같은 길을 걸으면서 어깨를 두드려 줄 때 가장 실감이 난다. 경상일보는 지난 31년간 우리 울산 예술인들에게 이런 용기와 희망을 준 고마운 존재다.

예술이 술도 밥도 되지 못하는 한계 상황에서 그것을 극복하고 빛으로 나가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또 날카로운 지적으로 방향을 잡아 주기도 한다.

‘램프를 만들어 낸 것은 어둠이었고, 나침반을 만들어 낸 것은 안개였으며, 탐험을 하게 만든 것은 배고픔이다’라고 말한 빅토르 위고의 지혜를 빌려 울산예술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겠다.

우리 울산예총 회원들은 지금의 위기를 시민과 함께하며 보다 나은 예술 창작으로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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