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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경상시론
[경상시론]코로나에도 건강 검진·진료, 미룰 일 아니다코로나 감염의 막연한 우려로
병원진료나 건강검진 미룬다면
적절한 치료시기 놓쳐 건강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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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17  20:5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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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영주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며칠 전 코로나 사태로 가장 고통이 컸던 대구지역 의사들이 대구 시청 앞에서 재정적 지원을 호소하는 시위를 벌였다. 지난 3개월간 진료 실적이 거의 반으로 줄어 병원과 의원이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가장 크게 타격을 받은 분야는 건강검진이다. 병원에 따라서는 건강검진 실적이 예전과 비교하여 80%까지 줄어들었다고 한다.

이는 정도 차이만 있을 뿐 우리 울산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유럽 그리고 미국에서도 기존 환자들의 병의원 방문이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병의원을 찾았다가 의료진과의 접촉을 통해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면 이러한 우려가 정말 사실일까?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다 코로나에 걸릴 위험성이 정말 높은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얼마 전 미국 뉴욕 주에서 발표한 자료를 통해 간접적으로 그 해답을 찾아 볼 수 있다.

뉴욕에선 최근 건강한 삼천 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감염력을 알아보는 항체검사를 시행했다. 이 결과에서 일반인들의 항체 양성률은 20%로 나타났다. 즉, 5명 중 1명은 본인도 모르게 코로나에 감염되었으나 무증상으로 지나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의료진 그리고 병원 근로자들의 양성률은 이보다 낮은 12%를 보여 감염력이 일반인들에 비해 훨씬 낮은 것으로 발표했다.

따라서, 병의원 방문으로 코로나에 감염될지 모른다는 생각은 우려일 뿐 오히려 더 안전함을 알 수 있다. 이는 병의원이 코로나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서 방문객 관리, 마스크 및 보호기구 착용, 손 세척 및 소독제 사용, 체온 측정, 호흡기증상 유무 그리고 위험지역 방문력 확인 등을 어느 곳보다도 꼼꼼히 챙기고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코로나 감염에 대한 막연한 걱정과 우려로 건강검진도 안하고, 예정된 진료도 미루고, 몸에 이상이 있어도 병의원을 찾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지 한번쯤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다.

이에 대해서도 어림짐작할 수 있는 자료가 이미 나와 있다. 코로나 감염으로 고통받고 있는 스페인, 영국, 프랑스, 미국 등에서 올해 2월에서 4월까지 전체 사망자 수가 치솟고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 감염뿐만 아니라 기존 질환으로 사망한 자들이 과거와 비해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암 그리고 중증질환자들이 적절한 수술이나 약물 치료를 받지 못해 악화되어 죽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도 암수술 건수가 줄었으며 예약된 진료 일정을 미루거나 아예 오지 않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분들은 안타깝지만 결국 질환이 악화되어 얼마 지나지 않아 되돌릴 수 없는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건강검진 수검자의 급격한 감소는 또 어떤 문제로 귀결될까? 일반 시민의 입장에선 당장 눈에 띄는 문제로 보이진 않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재정난을 호소하는 의사들의 볼멘소리로만 끝날 사안이 아니다.

잠시만 생각해 보면, 건강검진을 제때 시행하지 않는 것은 기존 진료를 연기하는 것보다 사회적으로 훨씬 더 큰 문제를 야기함을 예측할 수 있다. 즉,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찾아내 완치 또는 합병증 없이 잘 조절할 수 있는 병들을 키워서 결국 안타깝고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될 개인과 가정이 분명 생긴다는 것이다.

코로나사태는 이제 장기전에 들어가고 있다. 코로나를 깨끗이 박멸 후 이전 일상을 되찾아야겠다는 생각은 접어야한다. 코로나와 같이 당분간은 적응하며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 지금 시급히 되돌아 가야할 일상 중 하나는 미뤄놨던 건강검진과 진료받기이다.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방문해야 할 병의원을 찾길 바란다.

울산의 경제가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어둡고 긴 터널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도 마음을 다지고 함께 힘을 모으면 분명 이겨낼 수 있다. 그러나 건강을 잃으면 누구도 재기(再起)가 불가능함을 명심해야 하겠다. 민영주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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