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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울산에서 10년째 맞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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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19  21: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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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명철 전 언론인

울산의 봄이 한창 뜨거워지고 있다.

겨울이 가고 기다렸던 봄인가 했더니 어느새 뜨거운 봄이 되어버렸다. 매화와 벚꽃을 어찌 구별할까 하는 새 봄꽃의 주인공들이 바뀌어버렸다.

태화강 국가정원에 꽃양귀비가 만발하고, 안개꽃이 흐드러지게 한바탕이다. 화려하면서도 몽환적이다.

또 다른 곳에서는 여름이 다가왔음을 알리는가. 작약이 꽃망울을 연이어 터뜨리고 있다. 겨우내 아주 죽어 흔적도 없던 작약이 새 순을 땅에서 끌어올리는가 하더니 큰 잔치상을 펼치려 하고 있다.

참 아름답고 감사한 봄꽃들의 향연이다.

내 집 안방에서 커튼을 올리면 태화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너머 태화강 국가정원의 모습은 대밭에 가리었다.

홀린 듯 집을 나서면 어느새 꽃길 속이다.

언제부터였던가 꽃이 내 눈에 다가온 것이. 꽃뿐이 아니다. 태화강의 물새들이 눈에 들어오고 나무들 이름이 궁금해졌다. 꽃 이름 하나를 새로 알면 사탕 한 알을 입에 문 아이 마냥 달달해졌다.

길가에 핀 꽃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나이가 들었음을 깨닫게 된다 했던가? 새삼 모든게 궁금해진다. 특히 자연의 온갖 모습들이 궁금하고 예뻐진다.

태화강을 처음 만난 게 10년 전. 벌써 10년 지기가 되었네. 그때는 그리 반갑지만은 않았다. 서울에서 자주 가본 집 뒤 강남의 양재천만 못한 것 같고 부산의 수영강보다 덜 친숙해보였다.

내가 잘 아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뭔가 울산이 부족해 보이더니 이제는 태화강과 태화들의 모습이 참 사랑스럽다.

때론 일주일에 몇번씩 오가는 국가정원 주변 산책길이 익숙해지면서 태화강이 다정한 친구가 되었다.

태화강만 다정한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있다. 나를 알고, 내가 더 가까이 하고픈 사람들이 자꾸 많아진다.

태화강과 울산의 모습들이 뭔가 모자라게 느껴졌듯, 멀어져 보이던 울산의 사람들. 그들이 자꾸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아무런 인연 없이 낯선 항구에 닻을 내리고 첫발을 디딘 도시처럼 긴가민가했던 울산이 너무나 친숙해져버렸다. 10년의 세월이다.

이른 아침 눈을 떠서 태화강을 내려다본다. 한창 달아오르는 태화강의 봄꽃들을 살펴보며 울산의 봄이 넘 좋아서. 봄꽃들이 떼 지어 일어난 모습이 고마워서. 무엇이라고 인사를 하고 싶어서 글을 쓴다.

지나온 10년. 부족해보이고 서먹하던 울산에 익숙해져온 10년. 이제 앞으로의 10년은 울산을 얼마나 더 알아가고 사랑하게 될는지. 울산의 사람들과는 얼마나 더 깊이 있게 될는지.

한창 물오른 봄날이 그렇듯 사람들과의 인연도 한껏 깊어질까봐.

아, 아침 먹고 나가봐야 하는데. 나를 기다리고 있을텐데 꾸무적거리면 안되겠지. 배명철 전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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