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등교를 계속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시점에 다다른 것은 확실하다. 당장 고3들은 대입에 몰두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0일 “코로나19 유행이 단기간 종식된다면 개학을 늦춰 안전한 때 하면 좋겠지만, 가을~겨울철에도 위험의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생활과 방역을 함께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등교 수업을 쉽사리 중단할 수 없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막다른 골목에서 학교와 학부모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역시 기본을 지키는 일 밖에 없다. 학생들이 수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제반 환경을 조성해 주고 수업 후 귀가할 때는 학원, 노래방,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등교에 대한 학부모, 학생, 교직원의 우려와 불안이 큰 상황에서 학교가 안전해지려면 지역사회 감염 위험을 최대한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손 씻기, 마스크 착용, 2m 거리두기를 반드시 준수하도록 하는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
현재 이태원 클럽발(發) ‘n차 감염’은 계속되고 있고, 대형병원의 의료진까지 잇따라 감염되면서 20일 확진자는 32명까지 늘어났다. 코로나19 환자가 30명대를 기록한 것은 9일 만이다. 특히 인천에서 고교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아 시내 5개 구 고등학생들이 모두 귀가한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잘못하면 2명의 확진자가 수십명, 수백명까지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여기다 경기 안성에서는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20대 남성의 동선이 완전히 파악되지 않아 9개 고등학교에 대해 등교 중지가 결정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전파력을 고려할 때 학교라는 집단 밀집 시설에서 학업과 방역을 병행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학생들의 건강에 조금이라도 적신호가 켜진다면 한시라도 빨리 정책을 바꿀 수 있도록 플랜B도 체계적으로 준비해 두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안전과 건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