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생들의 등교수업이 마침내 시작됐다. 울산지역에서도 58개 고등학교 학생들이 반가운 얼굴을 마주 보며 오랜만에 웃음꽃을 피웠다. 80일만의 등교수업으로 인해 학교는 하루종일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고3들의 등교는 역으로 방역당국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가져다 주고 있다. 방역당국은 마치 살음판을 걷는 기분일 것이다. 인천에서는 등교 첫날부터 2명의 확진자가 나와 교육청과 방역당국이 초비상 사태에 돌입했다. 울산에서도 언제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렇지만 등교를 계속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시점에 다다른 것은 확실하다. 당장 고3들은 대입에 몰두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0일 “코로나19 유행이 단기간 종식된다면 개학을 늦춰 안전한 때 하면 좋겠지만, 가을~겨울철에도 위험의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생활과 방역을 함께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등교 수업을 쉽사리 중단할 수 없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막다른 골목에서 학교와 학부모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역시 기본을 지키는 일 밖에 없다. 학생들이 수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제반 환경을 조성해 주고 수업 후 귀가할 때는 학원, 노래방,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에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등교에 대한 학부모, 학생, 교직원의 우려와 불안이 큰 상황에서 학교가 안전해지려면 지역사회 감염 위험을 최대한 낮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손 씻기, 마스크 착용, 2m 거리두기를 반드시 준수하도록 하는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

현재 이태원 클럽발(發) ‘n차 감염’은 계속되고 있고, 대형병원의 의료진까지 잇따라 감염되면서 20일 확진자는 32명까지 늘어났다. 코로나19 환자가 30명대를 기록한 것은 9일 만이다. 특히 인천에서 고교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아 시내 5개 구 고등학생들이 모두 귀가한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잘못하면 2명의 확진자가 수십명, 수백명까지 확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여기다 경기 안성에서는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20대 남성의 동선이 완전히 파악되지 않아 9개 고등학교에 대해 등교 중지가 결정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전파력을 고려할 때 학교라는 집단 밀집 시설에서 학업과 방역을 병행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학생들의 건강에 조금이라도 적신호가 켜진다면 한시라도 빨리 정책을 바꿀 수 있도록 플랜B도 체계적으로 준비해 두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안전과 건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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