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영일 장생포 아트스테이 문학입주작가

미래학자 짐 데이토는 “한국은 현시점 ‘드림 소사이어티’와 ‘시민의 현명함’에서 가장 앞서가는 나라다”라고 말했다. 현시점이란 당연히 코로나 시대다. 코로나 시대 자체가 거대한 후퇴이며, 다양한 정치·경제적 정세를 고려하다 바이러스를 확산시킨 잘못된 포퓰리즘의 결과로 맞이한 인재는 예정된 후퇴인지도 모른다. 바이러스에 같은 방식의 봉쇄와 폐쇄정책을 쓰는 기존 선진국의 방심은 지금 새로운 미래 사회를 결정할 확실한 시점이라는 걸 시사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 사회는 무엇일까? 미래학자 옌센은 미래 사회는 상상력이 중요시되는 사회, 즉 ‘꿈과 감성을 파는 사회’를 의미하는 ‘드림 소사이어티’를 주창했다.

한국은 정부와 시민이 연대하고 협력하면서 재난을 극복하며 세계가 경탄하는 표준과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서 한국은 ‘꿈과 감성을 파는’ 미래 사회의 서막을 연 건지도 모른다. 그 최근의 예가 K-스포츠다. 5월5일에 한국의 프로야구 개막전이 ESPN으로 미국에 생중계되고, 5월8일에 프로축구 개막전이 37개국에 생중계되면서 유례없는 관심을 끌고 있는 현상은 우리 자신조차 놀라워할 정도다.

더 놀라운 점은 어떤 봉쇄정책도 쓰지 않은 혁신적인 방역상황에서의 첫 개막이라는 점에 주목한 전 세계 리그 관계자들이 한국 프로연맹의 경기운영 방식을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협력과 연대를 중요한 가치관으로 여겨왔다. 현 정부는 그 협력과 연대로 재난을 극복하고 있다. 국경봉쇄와 도시폐쇄와 같은 비민주적 결정에 따르지 않고도 창조적 방역에 성공한 결과는 공동체적 자기애, 또는 공동체적 자유주의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최근 두 가지의 발표가 있었다. 5월15일에 발표된 ‘5월 경기선행지수’에서 전세계는 하락하는데 한국만 상승했다. 5월19일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 콘텐츠산업 통계조사 결과’를 통해 한국이 콘텐츠산업 수출액이 10조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 두 지표를 세계는 주목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5월18일 세계보건기구 기조연설에서 ‘모두를 위한 자유’를 선언했다. “도전과 위기의 순간, 한국 국민들은 담대한 선택을 했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자유’를 ‘모두를 위한 자유’로 확장시켰다”라면서 백신과 치료제를 인류를 위한 공공재로 보급하겠다고 결의했다. 같은 날, 대통령은 5·18 기념사의 서두에 오월 정신을 말했다. 우리는 공동체적 자기애라는 문화를 통해 산업 사회와 정보 사회를 거치면서 성공 신화를 썼다.

구글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소장과 짐 데이토 교수는 한국이 미래사회의 중심이 될 거라고 예측했다. 그 예측대로 한국은 ‘모두를 위한 자유’라는 공동체적 자기애를 실현해가면서 미래 사회를 열고 있는지도 모른다. 거기에는 끊임없이 연대하고 협력하면서 고난을 극복해온 꿈과 감성이 있다. 그 꿈과 감성이 한류를 일으켰고, 이제는 코로나 시대를 극복하는 스토리텔링이 되고 있다. 공동체적 자기애로 단련된 한국은 지금이야말로 미래 사회로 나아갈 가장 완벽한 시점을 만났는지도 모른다.

차영일 장생포 아트스테이 문학입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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