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전년동기比 1분위 소득 그대로지만
가계지출 역대 최대폭 10.8% 줄어
일자리 소득증가 긍정 예측 어려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저소득층 가구가 특히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1분위(소득 하위 20%) 가구는 다른 가구에 비해 소득은 늘지 않고 지출은 더 많이 줄였다.

1분위 가구 소득은 월평균 149만8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했을 때 변화가 없었다.

2분위(0.7%), 3분위(1.5%), 4분위(3.7%), 5분위(6.3%) 소득이 모두 증가한 반면 1분위만 제자리 걸음을 한 것이다.

1분위 소득은 지난해 4분기 정부의 재정 일자리 사업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늘어났으나 코로나 영향에 이번 분기에는 증가폭이 사라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근로소득(51만3천원)은 3.3%, 재산소득(1만6000원)은 52.9% 줄었다.

반면 사업소득(25만7000원)은 6.9%, 이전소득(69만7000원)은 2.5% 각각 늘었다. 이전소득 중에서도 공적연금, 사회수혜금 등이 포함되는 공적이전소득(51만1000원)이 10.3% 증가했다.

일자리를 잃거나 급여가 줄어 근로소득은 줄었으나 정부가 주는 연금 등 이전소득이 늘면서 전체 소득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분위 소득은 전체 분위 중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며 “코로나로 1분위 계층에 많은 임시·일용직 등에서 취업자가 감소하면서 근로소득이 줄어든 데서 주로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1분위 가계지출은 175만10000원으로 1년 전보다 10.8% 줄었다. 이는 통계청이 2003년 전국 가구를 대상으로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폭 감소다.

2분위(-7.1%), 3분위(-9.1%), 4분위(-1.0%), 5분위(-2.3%) 모두 가계지출을 줄였지만 1분위가 특히 많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 가계지출 중 소비지출은 148만6000원으로 10.0% 줄었다. 이 역시 역대 최대폭 감소다.

소비지출 중 교육(4만9000원)의 감소폭이 49.8%로 가장 컸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5만3000원)는 46.7%, 의류·신발(4만2000원)은 36.0%, 주거·수도·광열(27만2000원)은 10.4%, 음식·숙박(13만5000원)은 9.3% 각각 줄었다.

2~5분위에서는 모두 증가한 보건 지출도 1분위는 20만5000원으로 10.7% 감소했다. 다만 비주류음료(32만3000원)는 10.5%, 주류·담배(2만8000원)는 9.2%, 통신(8만8000원)은 12.1% 늘었다.

비소비지출은 26만5000원으로 15.1% 감소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은 123만4000원으로 3.9% 늘었다.

평균소비성향은 120.5%로 18.6%p 하락했다.

허리띠를 졸라매도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마이너스(-)다. 1분위의 흑자액은 -25만2000원, 흑자율은 -20.5%였다.

1분위 가구 중 53.0%는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큰 가구를 의미하는 적자가구인 것으로 조사됐다.

강신명 통계청장은 “1분위 소비지출은 줄고 소득증가율은 가장 낮았다”며 “코로나로 일자리가 없어지거나 급여가 줄어들 수 있는데, 고용동향에서 임시·일용직의 감소폭이 큰 것을 고려하면 이런 추세가 지속할 경우 1분위의 일자리나 소득 증가에 대해 긍정적인 예측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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