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홍가 쌈지조경설계사무소장 울산조경협회 상임이사

화염병 대신 꽃을 들고 있는 시위대를 그린 그림을 본 적 있는지? 영국 출신 그래피티 예술가 뱅크시(Banksy)의 벽화 작품인 이 그림은 게릴라 가드닝의 상징으로도 유명하다. 게릴라 가드닝이란 도심 속 방치된 공터에 꽃과 식물로 작은 정원을 조성하여 생활 주변의 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세계적인 캠페인이다.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슬럼화되는 주거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꽃으로 시위를 하며 환경개선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버려지거나 쓰레기가 쌓여있던 공터는 꽃으로 정원이 가꾸어진 후부터 지역 주민이 함께 가꾸고 쾌적한 환경을 지키려는 의식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

민간이 아닌 공공영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산림청이 주관하는 ‘정원 드림 프로젝트’이다. 전국 5개 권역 25개소의 버려지고 남겨진 도심지 자투리땅을 정원으로 재탄생시키는 사업이다. 울산권역은 중구 돌방공원, 소바우 공원, 달빛공원 자투리땅과, 북구 달천철장 인근 유휴부지, 천곡 나대지 등 5개소가 대상지로 선정됐다.

산림청은 정원 분야 사회 진출을 꿈꾸는 청년들에게는 정원 디자인 및 시공 실무를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생활권 가까이 소규모 정원을 보급함으로써 정원문화의 저변 확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 산림, 원예, 조경 관련 분야 청년들의 아이디어를 담은 정원 작품을 공모하고 선정된 작품마다 국내 정원 작가들이 팀별 멘토 역할을 하게 된다. 단순히 정원조성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에게 정원 실습·보육공간을 제공하여 설계부터 시공 관리까지 정원조성의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 향후 정원 작가로 활동할 전문가를 양성하는 목적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취업 창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산림청은 10월 말까지 조성된 결과물과 주민호응도 등을 심사해서 11월 초에 전국 6개 팀에 대한 우수사례 시상식도 있을 예정이다.

‘정원 드림 프로젝트’는 울산이 정원도시의 면모를 갖추기에 좋은 기회다. 조성된 정원의 유지 관리는 지역에서 양성된 시민 정원사와 지자체가 뜻을 모아 진행함으로써 새로운 주민 참여형 정원문화 확산에도 기여할 것이다. 정홍가 쌈지조경설계사무소장 울산조경협회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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