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의 민선7기가 임기의 절반을 남겨놓고 정무라인을 대대적으로 교체할 조짐이다.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임용됐던 임기제 공무원들 가운데 정무특별보좌관(3급 상당), 대변인(행정 4급), 노동정책특별보좌관(행정 5급) 등 3명에 대한 퇴임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화정책보좌관은 오는 8월 임기가 만료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복지여성건강국장이 해직됐고, 올초 경제부시장이 ‘청와대선거개입의혹’ 사건과 관련해 면직됐다. 이로써 시장의 측근 임기제 공무원은 사회일자리에너지정책특별보좌관과 시장비서실장만 남게 된다.

송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유래 없이 많은 정무직 공무원을 들임으로써 ‘보은인사’ 논란을 낳았다. 사실상 그들의 대부분이 선거캠프에서 일했거나 오랜기간 송시장의 선거를 도와왔던 인물이었기 때문에 보은인사라는 비판을 부정할 수는 없다. 게다가 한동안 ‘어공(개방직)’과 ‘늘공(일반 공무원)’간의 불협화음도 새나왔고 ‘옥상옥’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송시장으로서는 울산시가 오랜기간 보수측이 집권을 해온 탓에 빠른 시일에 그 속을 파고들어 소신을 펴나가기 위해서는 의사소통이 잘 되는 측근들이 필요했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공직사회의 조직이 워낙 보수적이면서도 촘촘하기 때문에 웬만한 내공을 갖춘 인물이 아니고서는 ‘어공’이 ‘늘공’ 사회와 협조적 관계를 만들어내기가 어렵다.

사실상 송시장은 전반기 2년동안 많은 일을 이루었다. 산재전문공공병원과 외곽순환도로,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원전해체연구소 유치 등 울산시민들의 숙원사업들을 성사시켰다. 또 부유식해상풍력과 수소선도도시, 오일&가스 글로벌에너지시장 구축 등 미래 신성장동력의 기초도 닦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지지율은 2년내내 전국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많은 사람들이 취임 초기 과도한 보은인사로 시민들의 신뢰를 잃은 것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후반기의 정무라인 교체는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시민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개방직 인사는 시정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높은 지지율은 시정의 동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혹여 또다시 보은인사를 강행한다면 시민들의 지지율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공직사회의 개방직제도는 폐쇄적인 조직에 신선한 변화를 초래하고, 새로운 분야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매우 바람직한 제도다. 후반기 정무라인의 대폭적인 교체가 민선 7기의 새로운 출발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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