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박물관, 내달 2일부터 기획전

‘숲과 나무가 알려주는 울산 역사’

개막일 시낭송·큐레이터와 대화

27일 ‘5월에 찾는 차리숲길’ 행사

▲ 언양현지도(1832). 울주 언양읍성 남쪽에 동서로 길게 죽림이 있었음을 알려준다.
해마다 울산의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해 온 울산대곡박물관이 2020년도 첫 기획특별전을 준비하고 있다. 신종코로나로 인해 예년보다 3개월 여 이상 늦춰졌지만 산업수도 울산의 생태환경 가치를 역사적으로 되짚어보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특별전 ‘숲과 나무가 알려주는 울산 역사’는 6월2일부터 10월25일까지 대곡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전시는 △제1부 ‘울산의 숲과 나무를 주목하며’ △제2부 ‘숲과 나무를 기록하다’ △제3부 ‘숲과 상생하다’ △제4부 ‘오늘날 숲을 말하다’ 4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우리나라 산업수도로 성장한 울산이 최근 자연 친화적 도시로 발돋움하며 숲과 나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와 울산 숲·나무 관련 역사 연표, 1933년 조사된 울산군의 주요 나무 분포를 소개한다.

2부는 울산과 언양문화권의 읍지, 문학작품 등 기록물을 통해 과거 수려했던 울산의 숲과 나무를 만날 수 있다. 설곡 정포(1309~1345)의 ‘울주팔영(蔚州八詠)’과 태화강 대나무에 관한 문헌자료를 통해서 태화강과 그 주변의 숲과 나무에 대해 소개한다. 집청정시집, 도와문집, 헌산지 등 한문학 자료에 등장하는 언양문화권 나무와 숲도 조명한다. 그 외 조선후기 태화강 둑의 버드나무, 울주 언양읍성 남쪽에 동서로 길게 늘어서 있었던 죽림(竹林) 등 사라진 울산의 숲, 관청에서 관리하는 나무가 있던 봉산(封山), 수령이 관리한 닥나무밭, 대나무밭에 관해서도 소개된다.

3부에서는 1960년대 이후 공업 성장의 이면에서 숲을 일구고 나무를 지키고 더불어 살아가고자 했던 울산 시민의 노력을 재조명한다. 울주군 두서면과 상북면에서 1975년부터 1984년까지 10년 동안 추진된 한독 산림협력사업에 대해 소개한다. 1970년 정부는 산림 녹화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면서 독일정부의 지원을 받았는데, 정부는 한독 산림경영사업기구 양산사업소를 설치, 시범사업 대상지로 울산 서부권을 선정해 조림사업을 진행했다. 서하·인보리 협업체, 소호리 협업체, 내와리 협업체, 차리·구량리 4개의 산주협업체(산림경영협업체)를 만들어 사유림 경영개선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이후 이것은 전국으로 확대되는데 1999년에는 250여 개의 산주협업체로 확장됐다. 울산발 사유림 협동경영시스템과 지역산림 거버넌스 체계는 오늘날에도 활용할 수 있는 산림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마지막 4부는 지난해 7월12일 우리나라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 국가정원과 울산시 천연기념물을 소개한다.

한편 이번 전시는 별도의 개막식이 없다. 대신 6월2일 오후 2시 전시해설 및 ‘시낭송과 함께하는 울산대곡박물관 큐레이터와 대화’가 마련된다.

이에 앞서 이번달 27일에는 한독산림협력사업으로 처음 개설된 임도(林道)와 숲을 걷는 ‘5월에 찾아가는 차리 숲길’ 행사가 열린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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