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골 오프사이드로 무산
3경기 연속 풀타임 뛰면서
중원 조율사로 공격 극대화
골 욕심 버리고 팀에 헌신

▲ 지난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울산 현대와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에서 울산 이청용의 돌파를 부산 김문환이 수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청용의 득점이 인정됐다면 이청용이 앞으로 경기를 하는 데 도움이 됐을 텐데 아쉽네요.”

2009년 국내 프로축구 K리그 무대를 떠났다가 11년 만에 복귀한 ‘블루 드래곤’ 이청용(32·울산)이 ‘헌신의 아이콘’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4일 울산문수구장. 이청용은 부산 아이파크와 하나원큐 K리그1 2020 3라운드 홈경기에를 맞아 3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을 했다. 수원 삼성과 2라운드 때 후반 42분 교체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3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이었다.

잉글랜드와 독일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국가대표급’ 이청용을 품에 안은 울산은 ‘이청용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청용은 부산전에서 오른쪽 날개로 출전했지만 사실상 ‘중원의 조율사’ 윤빛가람과 함께 공격 전개를 분담했다.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플레이는 아니지만 이청용은 끈끈한 볼 터치와 물 흐르는 듯한 패스로 동료들의 공격 전개의 ‘밑그림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이청용의 가세로 울산은 공격 본능이 강한 오른쪽 풀백 김태환의 활동 반경이 훨씬 넓어졌다는 평가다.

이청용은 부산전에서 전반 5분 오버래핑에 나서는 김태환에서 정확한 공간 패스를 내줬고, 전반 10분에도 오른쪽 측면 구석으로 쇄도하는 김태환에게 상대 수비수를 속이는 감각적인 오른발 힐킥 패스를 전달했다.

90분 내내 중원과 양쪽 측면을 오가면서 울산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한 이청용은 마침내 후반 16분 윤빛가람의 왼쪽 측면 프리킥 상황에서 헤딩으로 부산의 골그물을 흔들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주심은 비디오판독(VAR) 심판과 교신 이후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윤빛가람의 프리킥이 주니오의 머리를 살짝 스치면서 이청용의 머리로 이어진 게 화근이었다.

이청용이 K리그 무대에서 마지막으로 득점을 기록했던 것은 2009년 7월19일 강원FC전이었다. 이청용의 득점이 인정됐다면 무려 11년 만에 K리그 복귀골을 신고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비록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지만 득점 상황에서도 이청용은 크게 기뻐하지 않고 담담한 표정이었다.

부산의 이정협에게 후반 9분 선제골을 내준 터라 이청용은 곧바로 자기 진영으로 돌아와 곧바로 공격 재개를 준비하며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줬다.

주니오의 동점골로 1대1 무승부를 거두는 동안 이청용은 90분 풀타임을 뛰면서 ‘해외파 출신’이라는 이름표를 떼고 공격포인트에 대한 욕심 대신 팀에 대한 헌신을 제대로 보여주며 팀의 3경기 연속 무패(2승 1무)의 밑거름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경기가 끝난 뒤 김도훈 울산 감독도 이청용의 오프사이드 판정에 아쉬운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VAR을 통해서 골이 취소됐지만 아쉬움은 있다”라며 “득점이 인정됐다면 이청용이 앞으로 경기하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 같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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