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철휘 울산시티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병원을 찾은 어린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소아 두통 90% 머리만 아픈 1차 두통
무시말고 충분한 휴식으로 예방 가능
통증으로 괴로워하면 진통제도 효과
격렬한 운동 후 두통은 뇌출혈 의심
수개월 지속되면 MRI 등 검사도 필요

고등학교 2학년과 중학교 3학년, 초등학교 1~2학년, 유치원생들이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등교한다. 뒤늦은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아이들은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한다. 때론 “머리가 아프다”고 말하기도 할 것이다. 어른들은 꾀병을 부린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많은 소아·청소년들이 두통을 경험한다. 한 번씩 가볍게 두통을 호소한다면 지켜봐도 괜찮지만, 지속해서 두통을 호소하거나 구토, 경련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아이가 두통을 호소할 때 부모는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 박철휘 울산시티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함께 알아본다.

◇조용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휴식

두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두통은 원인에 따라 크게 1차 두통과 2차 두통으로 분류된다.

우선 2차 두통은 말 그대로 어떤 기질적 원인에 의해서 2차적으로 두통이 발생하게 되는 경우다. 보호자들이 가장 염려하는 뇌종양 같은 것이 대표적인 2차 두통이다. 뇌수막염, 뇌염, 뇌출혈 및 뇌경색 같은 심각한 질병부터 축농증으로 잘 알려져 있는 만성 부비동염과 같이 비교적 경증 질환까지 다양한 기질적인 문제들이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1차 두통은 2차 두통과 달리 병원에서 다양한 검사를 시행해도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는데 환자들은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 경우를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1차 두통의 예가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이다.

다행히 90% 이상 소아 청소년의 두통은 1차 두통이다. 그렇지만 아이가 두통을 호소할 때는 무시하기 보다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때 조용하고 편안한 방에 누워 휴식을 취하면서 아이의 마음을 읽고 공감하며, 다독여주는 게 좋다.

자극적인 영상물을 계속 보는 것도 두통 유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두통을 예방하려면 충분한 수면도 중요하다. 따라서 아이가 잠이 안 온다며 스마트폰 시청을 원하더라도,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어주는 등 수면을 유도해야 한다. 충분한 수면은 스트레스와 긴장감을 완화해 두통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진통제 복용 도움

아이가 통증으로 괴로워할 때는 진통제를 먹여 통증을 없애는 것도 방법이다.

박철휘 울산시티병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흔히 복용하는 해열 진통제로는 이부프로펜과 아세트아미노펜이 있다. 해열진통제는 소아의 체중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서 복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해열 진통제의 복용은 증상의 치료일 뿐 원인의 치료가 아니므로 1~2회 복용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아울러 소아 두통의 흔한 원인으로는 인후염, 부비동염, 상기도감염이 있으며, 항생제 치료가 동반돼야 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두통과 함께 열이 심하게 나거나 목이 뻣뻣한 느낌이 들면 뇌수막염일 가능성이 있다. 격한 운동을 한 후 또는 머리에 충격을 받은 다음 통증이 있다면 뇌출혈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두통을 호소하는 아이 중 뇌 질환에 의한 발생 빈도는 1~2%에 불과하지만 만약에 대비해 주의를 기울이는 게 좋다.

◇신경학적 이상 소견 MRI 검사

소아·청소년 아이들이 두통으로 병원을 찾게 되면, 우선 문진을 통해 두통 양상, 가족력 등에 대해 파악한다. 언제부터 머리가 아팠는지, 머리의 어떤 부위가 어떤 양상으로 아픈지, 두통과 함께 동반되는 증상들은 없는지, 두통을 악화시키거나 호전시키는 인자들이 있는지 등에 대해 확인하는 것이다. 이후 신경학적 진찰을 받게 되며, 환자에 따라 뇌 MRI, 혈액검사 등을 시행한다.

박 전문의는 “침대나 놀이기구든 높은 곳에서 떨어져 머리에 충격을 받는 경우는 CT검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원인을 모르는 심한 두통이 수개월간 지속되거나 점차 심해지는 경우, 자다가 깨어서 울거나 주저앉아 놀지 못할 정도의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 구토, 복시, 연하장애, 경련, 보행장애, 경부경직, 언어이상 등 신경학적 이상 징후가 보이는 경우 MRI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T 검사도 머리 안의 이상을 확인하는데 유용한 검사방법이다. 특히 CT는 뇌출혈이나 두개골 골절 여부 등을 확인하는데 매우 유용한 검사다. 교통사고와 같은 외상이 발생했을 때 짧은 시간 안에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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