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가뜩이나 힘든데

양국 무역분쟁 격화 양상

홍콩보안법 새 뇌관 부상

석유화학 등 불확실성 우려

▲ 자료사진
미국이 최근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에 대한 제재 강화를 예고한 데 이어 홍콩보안법이 미중 갈등의 뇌관으로 부상하는 등 미중간 일촉즉발의 긴장이 이어지면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울산 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27일 산업계에 따르면 미·중 간 무역분쟁, 홍콩보안법 갈등 등 미중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강해져 수출기업들에는 전반적으로 비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격화될수록 양국의 교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샌드위치’ 신세가 돼 수출 기업들로 불똥이 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국은 앞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강행을 저지하기 위해 무역과 투자 등과 관련해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지위를 박탈하겠다고 경고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홍콩 수출액은 319억달러에 달한다. 중국과 미국, 베트남 다음으로 4번째 수출국이다. 2018년 기준 홍콩에서 수입한 한국 제품 가운데 82.6%가 중국으로 재수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홍콩으로 가는 물량의 상당수가 중국을 목적지로 하는 만큼 홍콩과 본토 간 갈등이 장기화하면 우리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석유화학 업계는 당장 코로나로 글로벌 시장 수요가 감소하는 데 따른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미중 갈등에 따른 수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가공해 미국 등 해외로 수출하는 각종 소비재에는 국내 석유화학사들이 생산한 석유화학 제품이 원료로 사용되고 있어서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돼 중국의 수출길이 막히면 연쇄적으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매출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석유화학 업계의 관계자는 “코로나로 급감했던 수요가 조금씩 되살아나고 곤두박질쳤던 유가도 오르며 업황 개선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었는데 미중 갈등 격화라는 새로운 불확실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미중 무역갈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당장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미·중 간 갈등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는 중국의 수출품이 아닌 만큼 위안화 평가 절하 등 무역·환율 전쟁에서 당장 영향은 크지 않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오히려 중국 내수경제 부양효과가 있을 경우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다만,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면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그에 따른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