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대학교박물관 건물. 대학캠퍼스 내 11호관.

최근까지 관장직 수행해온 교수
정년퇴임 코앞…후임 논의 전무
연구원 2명 중 1명 타부서 발령
유물들도 타박물관 이관 진행중

울산지역 제1호 등록박물관이자 20여년간 유적지발굴에 활발하게 나서는 등 지역역사문화에 적지않게 기여했던 울산대학교 박물관이 사실상 폐관 절차를 밟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울산대학교 박물관은 울산지역 문화재관련 연구기관으로, 1995년 12월 개관했다. 울산에 있는 9개 등록박물관 중 제1호였다. 이 대학 11호관 건물 3개 층을 활용하고 있으며 Ⅰ·Ⅱ 상설전시장, 수장고, 연구실을 두고 있다. 주로 선사시대와 매장문화재를 전문적으로 조사하는 지표·발굴조사 지정기관으로서 매장문화재의 조사와 보고 뿐 아니라 발굴유물·기증품 등을 보여주는 상설전을 운영해 왔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임시휴관에 들어가기 이전인 2월 말까지 지난 25년 간 그 동안의 발굴 성과물과 울산의 대외교류 및 지역사를 보여주는 유물을 전시하고 지역민과 공유하는데 앞장 서 왔다. 한때는 대학 신입생들 전원에게 필수 방문 코스로도 활용됐다. 최근에는 울산시로부터 울산역사문화대전 구축사업을 의뢰받아 울산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비롯해 정치, 경제, 사회의 변화 발전상 등에 관한 모든 정보를 수록하여 언제 어디서나 쉽게 검색, 활용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드는 사업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본보 취재 결과 이같은 활동에도 불구하고 울산대 박물관의 폐관 작업은 상당히 이른 시기부터 진행돼 온 것으로 조사됐다. 박물관 관장직은 그 동안 박물관 개관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이 대학 역사문화학과 교수들이 돌아가며 겸직을 해 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까지 관장직을 수행해 온 이모 교수의 정년 퇴임이 8월로 다가왔지만, 학과 내부에서는 현재까지도 후임 관장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 방향 재설정과 관련 강의 논의 등 이임 작업이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신임 관장에 대한 논의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대학박물관 폐관’이라는 대학 본부의 내부 방향이 관련 학과에도 전달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울산대박물관 전시장 실내 전시 유물.

무엇보다 실무인력으로 활동해 온 2명의 연구원 중 실장급에 해당하는 김모 학예사 역시 최근 박물관이 아닌 인문대학 교학행정실장으로 발령이 났다. 남은 인력인 또다른 김모 학예사는 고고학 및 박물관 운영에 경력이 남다르지만 2년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는 연구원이다. 결과적으로 단 한 명의 연구원만으로는 박물관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인 것이다.

무엇보다 박물관이 보관관리 해 온 5300여 점 유물 중 3000여 점이 경주박물관과 부산박물관 등으로 이관됐고, 남은 2300여점 유물 역시 국립김해박물관 등으로 이관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수장고 속에는 76점의 기증 고문서와 1980∼1990년대 반구대암각화 탁본자료, 기모노 등 일본민속유물 등도 보관돼 있지만 이 유물에 대한 이관문제 역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대 관계자는 “박물관 폐관에 대해선 명확하게 알려진 바 없다. 조직개편은 대학본부 내 관련 위원회의 심의결정을 거쳐야 할 사항”이라고만 밝혔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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