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영화제 첫 선 ‘국도극장’
신종코로나 여파 시사회 무산
감독판 등 온오프서 동시 개봉

▲ 영화 ‘국도극장’의 한 장면

‘만년 고시생 기태가 고향 벌교로 돌아왔다. 생계를 위해 낡은 재개봉 영화관인 국도극장에서 일하게 된 기태. 간판장이 겸 극장관리인 오씨는 기태의 말동무가 돼 준다. 우연히 만난 가수지망생 동창생 영은은 기태와 달리 24시간을 쪼개 쓰며 여러 일을 전전한다. 자식 위해 아픈 몸을 돌보지않는 엄마는 여전히 안쓰럽다. 그런데 왠지, 이런 사람들이 있는 고향이 싫지만은 않다.’

영화 ‘국도극장’은 6년 넘게 서울에서 사법고시를 준비하다 사시 제도가 폐지되면서 고향 벌교로 돌아온 기태(이동휘)의 인생 한 페이지를 가만히 펼쳐 놓는다.

이 영화는 원래 전주국제영화제의 제작지원 프로그램으로 제작됐고, 이후 각종 상을 휩쓸었으며,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였다. 지난해 20주년을 맞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이 영화는 역대 최다 관객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개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시사회도 없이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하게 됐다. 영화제에서 공개했던 것은 감독판(102분)으로, 추가 편집본이 개봉 버전(92분)으로 함께 선보인다.

전지희(43) 감독은 “목표가 있었던 게 아니라, 하루하루 사는 게 힘들어서, 안 쓰면 죽을 것 같아서 무작정 쓰기 시작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주연 이동휘는 원래 캐스팅 후보가 아니었으나 시나리오를 읽고 먼저 하고 싶다며 감독을 찾아와 출연이 성사됐다. 오씨 역의 이한위는 서울 출신인 이동휘에게 전라도 사투리 특별 과외를 해줬다. 기태 엄마 역을 맡은 신신애는 시나리오를 손으로 직접 옮겨 적어서 가지고 다닐 정도로 작품에 애정과 이해를 보여줬다.

극중 국도극장 내부는 광주에 있는 단관극장인 광주극장에서, 외관은 벌교에 있는 일제강점기 금융조합이었던 근대문화재 건물에서 촬영했다. 이곳에 ‘흐르는 강물처럼’ ‘박하사탕’ ‘첨밀밀’ ‘봄날은 간다’ 등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개봉한 영화들이 손으로 그린 간판으로 걸리는 정경만으로도 진한 향수를 느낄 수 있다.

간판에는 기태를 향한 오씨의 애정과 응원, 관객에게 전하는 감독의 위로가 조금은 티 나게 숨겨져 있으니 놓치지 마시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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