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심 색안경 벗으면 아시아건축 제대로 다가와”
강영환 교수 건축사 강의
‘亞건축 어떻게 볼것인가’
주제로 문화사적 편견 깨

▲ 강영환 울산대 건축과 교수가 지난 1일 CK아트홀에서 열린 제10기 비즈니스컬처스쿨(BCS) 4강에서 ‘아시아 건축기행’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강영환 교수의 강의는 시종일관 사람들이 흔히 갖고있는 세계건축문화사적 편견을 깨뜨리는 시간으로 흘렀다.

강 교수는 “이집트의 피라미드, 유럽의 대성당 등을 본 사람들 중에는 유럽건축문화에 비해 우리 아시아의 건축문화를 오히려 생소하고 뒤쳐졌다고 인식한다”며 “아시아는 서양에 비해 다양한 자연환경과 종교, 문명이 혼재된만큼 건축적 스펙트럼이 예상외로 상당하다”고 입을 뗐다.

강의는 ‘아시아건축을 어떻게 볼 것인가’로 시작됐다. 강 교수는 “사람들이 갖고있는 서양건축물에 대해 막연한 동경심은 건축물의 엄청난 스케일과 화려함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과연 그런 것들이 남아있는 건축물을 평가하는데 온전한 기준이 되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해당 건축물이 그 시대, 그 사회를 구성한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살피고, 오늘날 우리에게는 또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건축이라는 것은 인간이 살고싶어하는 이상적인 세계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정의하면서 “그 시대 그들은 어떤 것을 꿈꿨을까 유추하는 과정에서 건축물의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같은 유럽중심주의적 편견을 벗어나면 비로소 아시아건축이 제대로 다가온다. 강 교수는 “아시아는 다양하고 독특한 생태환경은 물론 다양한 인종, 역사, 종교, 문명이 공존했으며 그로 인해 유럽에 뒤지지않는 도시적 혹은 건축적 유산이 남아있다”며 “다만 우리가 아직 잘 모르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적 아시아건축으로 갠지스 문명의 인도에서 시작돼 아시아권 전역으로 퍼져나간 불교건축문화가 언급됐다.

인도에서 출발한 불교건축문화는 정작 인도에서는 점점 사라졌지만, 일단 스리랑카에서 새로운 정점을 찍은 뒤 미얀마 태국 라오스 중국 한국 등 아시아권 전역으로 퍼져갔다. 이후 강 교수의 강의는 인류학과 종교사, 생활문화사와 건축학을 넘나들며 아시아권 대표적 불교유적 흔적과 석조건축물을 보여주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인도 힌두교의 대표적 건축물인 마말라푸람 유적군은 한덩어리 큰 바위를 파고, 갈고, 떼어내 한 채의 대형 건축물로 완성한 것이다. 동양석조건축의 미학을 논할때 항상 등장하는 곳으로, 흔히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과 비교하기도 한다. 같은 시대 한반도에서는 신라인들이 석굴암을 지어 부처와 대면할 수 있는 공간적 장치를 완성했다.

홍영진기자 thinpiz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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