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자책점·탈삼진 1위
볼궤도 짧아 예측 못해
ESPN 주목할 선수 선정

 

구창모(23·NC 다이노스)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2020년 프로야구 첫 달은 구창모를 빼놓곤 얘기할 수 없다.

유망주 딱지를 뗀 구창모는 다승 공동 1위(4승 무패), 평균자책점 1위(0.51), 탈삼진 1위(38개), 승률 공동 1위를 질주하고 팀의 선두 고공비행에 앞장섰다. 강력한 5월 최우수선수(MVP) 후보이기도 하다.

2일 KBO리그 공식 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구창모는 올해 ‘역대급’ 기록 하나를 작성 중이다.

바로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다.

구창모의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76.4%로 2위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의 68.1%보다 훨씬 높다.

초구부터 유리하게 볼 카운트를 끌고 가는 공격적인 투구로 화려한 비상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특히 구창모의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1982년 프로 출범 후로 따져도 단일 시즌 최고기록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가 남긴 역대 단일 시즌 가장 높은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은 2018년 헨리 소사(당시 LG 트윈스)의 71.2%였다.

구창모의 수치는 이보다도 5.2%p가 높다. 지금의 기세를 이어가면 신기록을 쓸 가능성이 크다.

구창모는 빠른 볼,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4개 구종을 던진다. 탈삼진의 약 절반을 속구(47.4%)로 잡았고, 춤추는 포크볼(31.6%)로 타자들을 농락했다.

구창모의 볼을 직접 지켜본 심판의 반응은 더욱더 생생하다.

구창모가 선발 등판한 두 경기에 주심으로 출장한 김준희 KBO 심판위원은 “볼 끝에 확실히 힘이 붙었고, 변화구의 궤도도 좋아진 느낌”이라고 평했다.

김 심판위원은 구창모가 우상으로 삼는 양현종(32·KIA 타이거즈)과 구창모를 비교해 볼의 궤도를 설명했다.

공을 던지는 릴리스 포인트를 기준으로 타자의 시선에선 양현종의 투구 궤도는 길어 보이며, 어떤 볼이 들어올지 보인다고 느끼게 하는 데 반해 구창모의 궤도는 짧아서 어떤 볼을 던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김 심판위원은 전했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넣고 타자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 구창모의 ‘속도전’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타자들의 헛스윙 삼진 비율이 높은 것도 ‘속도전’의 결과다.

한편 한국프로야구를 미국 전역에 생중계하는 ESPN이 선정한 KBO리그 파워랭킹에서 NC 다이노스가 3주 연속 1위를 지켰고, 구창모는 또 한 번 ‘주목할 선수’로 뽑혔다.

ESPN은 “NC는 KBO리그 개막 후 20경기 최고 승률(0.850, 17승 3패) 기록을 세우는 등 18승 5패를 거뒀다. 삼성 라이온즈에 2연패(5월 29·30일)를 당했지만, 다음날(5월31일) 18대7 대승으로 설욕했다”고 총평했다.

ESPN이 가장 주목한 선수도 NC의 구창모였다.

ESPN은 “구창모가 일요일(5월31일) 경기에서도 6이닝을 안타 1개와 볼넷 1개만 허용하고 무실점으로 막았다”며 “구창모는 5월 5경기에 등판해 4승 평균자책점 0.51, 이닝당 출루허용(WHIP) 0.60을 올렸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지난 100년 동안 한 달에 5번 이상 선발 등판한 선수 중 평균자책점 0.60·WHIP 0.60 이하를 유지한 선수는 2015년 9월 시카고 컵스의 제이크 아리에타와 1986년 8월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마이크 위트, 두 명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창모의 5월 피안타율은 0.105(35이닝, 114타수 12안타)다. 지난 90시즌 동안 특정 달에 3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구창모보다 낮은 피안타율을 유지한 투수는 4명뿐이다. 최근 기록은 2004년 7월 미네소타 트윈스의 요한 산타나가 기록한 피안타율 0.095다”라고 덧붙였다.

LG는 지난주보다 한 계단 오른 2위로 평가받았고, 두산이 3위로 내려앉았다.

ESPN은 이날 “이번 주부터 주중, 주말 모두 KBO리그 중계를 ESPN 채널에서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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