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병주 마더스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아이가 눈을 자주 깜빡이거나, 어깨를 들썩이는 등의 행동을 하면 부모는 틱장애를 걱정하게 된다.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신체의 각종 근육이 갑작스럽고 빠르게, 반복적으로 수축하여 생기는 운동 혹은 발성을 ‘틱’으로 정의한다. 눈, 코, 입 씰룩임, 어깨 들썩임이나 목 젖히기 등 몸을 움직이는 것은 운동틱, 헛기침이나 킁킁거림, 콧바람 내기나 한숨 쉬기 등 소리를 내는 것을 음성틱으로 구분한다. 이런 단순한 틱 외에 펄쩍 뛰기나 발구르기, 냄새 맡기, 같은 단어를 반복하여 말하거나 상황에 맞지 않게 욕설을 하는 등의 복합틱도 있다.

일생 중 한번 이상 틱을 경험하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10-20%에 이를 정도로 틱은 매우 흔하며, 아동기에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대부분의 틱은 심하지 않고 수주 내지 수개월 내에 사라지는 일과성 틱이다. 일부의 경우는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면서 틱의 빈도와 강도가 심해지며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데 이 경우를 만성 틱이라고 부른다. 뚜렛 장애는 운동틱과 음성틱이 함께 있는 경우를 말하고 만성화되는 경우가 많다.

틱의 원인은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뇌의 도파민 불균형이 유력한 원인이고, 유전적 요인이 관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가 틱을 할 때 부모가 ‘나쁜 습관이다, 버릇되면 큰일난다’며 야단치는 것은 금물이다. 많은 경우 가만 두면 저절로 없어지는데, 공연히 지적하여 아이가 참거나 숨기려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상이 악화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공부 스트레스, 스마트폰 등 화면에 집중하는 생활습관이 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틱이 잦아지고, 몸동작이 커지거나, 특히 음성틱이 심한 경우 주변사람에게 영향을 주게 되고 아이 자신이 주변을 의식하게 되어 자존감의 손상이 초래되므로, 너무 늦기 전에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틱장애는 예민한 기질, 주의력결핍장애(ADHD), 강박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동반질환 유무에 대한 종합적 평가가 필요하다.

틱증상을 줄여주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뇌 도파민 조절을 도와주는 약물치료이다. 단기간에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만성틱의 경우 6-12개월 정도의 충분한 치료기간을 요한다. 아울러 이완훈련과 인지행동치료를 동반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틱은 4-6세경 시작되어 10-12세에 최고조에 달했다가 청소년기와 성인기를 거치면서 그 빈도와 강도가 서서히 줄어들어 호전되고, 초기 성인기에 증상이 거의 없어지기도 한다. 부모가 틱증상의 이런 특성에 대해 잘 이해하고, 아동의 어려움에 공감하면서, 점진적 호전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를 가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황병주 마더스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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