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합창지휘박사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공연계가 공연을 멈춘지 오래 됐다. 이제나 저제나 코로나 종식 선언이 나오기를 기다리다 지쳤는지 온라인(On line) 공연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이 선도하고 있어, 세계 유명 오페라극장의 사이트에 접속하면 안방에서 무료로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은 1778년에 개관한 이탈리아 밀라노 라스칼라극장(Teatro alla Scala), 1869년에 개관한 빈국립오페라극장(Die Staatsoper Wien), 1883년에 개관한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극장(NewYork Metropolitan Opera House)이다. 이 외에도 세계인들이 환호하는 유명 오페라극장들이 많다. 이 오페라극장들이 보여주는 오페라를 보면 상당수에서 한국의 오페라 가수들이 주역으로 출연한다. 어느 나라의 어느 유명한 오페라 공연을 봐도 그 무대에서 한국인 성악가를 만나는 일은 다반사가 됐다. 심지어 세계 유수 오페라 극장에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는 성악가는 그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개관한지 242년이 된 이탈리아, 151년이 된 오스트리아, 137년이 된 미국 등에 비하면 1993년에 개관한 우리나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의 역사는 정말 일천하다고 할 수밖에 없지만, 그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한국인들이 세계 유수 오페라 극장에서 주역으로,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가히 성악대국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 10여 년 전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 주인공에 한국인 남녀가 동시 출연해 국내에서도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필자도 어느 여름 오스트리아 빈을 여행하던 중 빈국립오페라 극장을 지나가다가 극장 밖에 중계되는 대형 스크린에서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한국 오페라 가수가 공연하는 모습을 보며 자랑스럽게 그 거리를 활보한 기억이 있다.

우리나라는 전문 오페라 극장이 생기기 전, 1948년 1월에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무대에 올림으로써 한국 최초의 오페라 공연이라는 기록이 있다. 이 후 정말 눈부신 발전을 했다. 짧은 기간에 대한민국의 성악가들이 세계 오페라 극장을 접수하여 세계 성악계에 빛나는 이름을 새기고 있으니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일이다. 구천 전 국립합창단 예술감독·합창지휘박사

#추천음악 : 베르디 작곡 La Traviata. 미국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주역 홍혜경, 김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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