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정 남구의회 의원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팬데믹에 빠져있는 현재 아직 속단할 수 없지만 대한민국은 위대한 국민의 힘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다. 이렇게 훌륭한 성과를 이루고 있는 저변에는 대한민국의 공중보건의료체계 우수성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우수한 공중보건의료 체계에도 사각지대는 존재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사각지대에 있는 아동·청소년만을 위한 전용 보건소 건립과 함께 이동형 일시 쉼터 시행을 중앙정부와 울산시에 제안해본다.

아동청소년 전용 보건소는 기존의 보건소와는 대상과 기능이 차별화되어 있고, 아동·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한 곳으로써 아동·청소년의 건강, 심리, 정신건강, 신체발육, 약물·흡연·음주·디지털기기 등에 따른 각종 중독 예방치료 등을 전담하며,아동·청소년에 대한 이해가 깊은 의료진과 전담인력이 배치되어야 한다.

이는 학교와 가정 밖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모든 아동과 청소년이 보호자가 없어도 수시로 드나들며, 스스로 본인의 건강을 점검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받으며 차별 없는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학교 밖 및 가정 밖 청소년들은 기본적인 성장, 발육은 물론이고 보건·위생 등에서도 보살핌을 못 받고 있으며, 무료급식에서도 소외되어 있다.

여성가족부에서 고위기 청소년 맞춤형 프로그램이 실시될 예정이지만, 실상은 기본적인 병원 진료를 받기에는 인력도 예산도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청소년 본인의 주관적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OECD 7개국 평균 89.8%의 절반 정도인 45.2% 정도밖에 되지 않고 있다. 또 2018년 한해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자살에 이를 정도로 청소년의 정신건강은 위협을 받고 있다.

기본적인 산부인과 상식이나 성 관념 없이, 성을 경험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데서 오는 문제점인 성병 발생 비율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 모든 문제는 보호자가 있든 없든 전체 청소년들에게 당면한 현실이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의 관심질병 통계를 이용해 분석한 최근 5년간 10대 청소년 성병 환자수를 보면 2013년 9165명에서 2018년 1만2699명으로 약 38.5% 증가했다. 10대 남성 성병환자는 매년 2000명대로 비슷한 수치를 보이는 반면, 10대 여성 성병환자는 2013년 7108명, 2018년 1만333명으로 최근 5년 새 약 45.4%나 증가했다.

취약한 사회·경제적 환경에 처한 여성 청소년일수록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는 더 많지만 부모가 있는 청소년들도 숨기고 견디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성병에 대한 억압적 규범과 차별, 낙인은 이들이 실질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기회를 제한한다. 이는 쉽게 예방할 수 있는 질병의 감염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적절하게 치료받는 것도 어렵게 만든다. 더 늦기 전에 10대들이 혼자 고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아갈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와 가정 밖 청소년의 특성을 고려하여 의정부시의 ‘포텐’, 대구시의 ‘다온’과 같은 이동형 쉼터를 운행하고, 아동·청소년 전용 보건소가 생긴다면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챙기고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함과 동시에 사회가 나를 돌보아 준다는 믿음이 생길 것 이다.

한국에서는 사람이 유일한 자원이다. 우리는 발달의 결정적 단계에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이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며, 아동·청소년이 훌륭한 시민,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어른으로 성장·발전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좋은 환경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사회에서 충분한 보살핌과 애정 어린 관심을 받은 이 땅의 모든 아동과 청소년들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김현정 남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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