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주춤하긴 해도 여전히 두려움을 떨치기 어려운 가운데 날씨가 갑자기 너무 더워졌다. 4일 울산지역 낮 최고기온은 32℃에 이르렀다. 대개 33~35℃에 이르는 날씨가 이틀 넘게 이어져야 폭염경보가 내려지지만 전문가들은 건강에 나쁜 영향을 주는 온도는 29℃부터라고 한다. 더위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코로나19와 더불어 폭염과도 씨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마스크를 벗어던질 수도 없고 무더위 쉼터 운영도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예년에 비해 훨씬 정교한 ‘날씨 정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특히 더위의 취약계층인 노인들에게 있어 가장 좋은 쉼터인 경로당이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고 있어 올여름 노인들의 건강관리가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지역 무더위 쉼터 934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500여 곳이 경로당이다. 그런데 경로당은 코로나19 집단감염을 우려해 지난 2월부터 전국적으로 문을 닫고 있다. 특히 도농통합형 도시인 울산은 농어촌 지역 노인가구의 비중이 높은데, 이들은 여름 한철 각자의 집보다 마을 경로당의 에어컨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최소한 농어촌지역의 경로당만이라도 개방하는 등 코로나19 속 맞춤형 폭염대책이 필요하다.

울산시도 이 같은 문제점을 직시하고는 있으나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로당 폐쇄는 정부 방침에 따른 것이므로 울산시로서는 어쩔 수가 없다. 시는 올해 추가로 209곳의 무더위 쉼터를 추가 지정하기는 했으나 대부분이 농협·우체국 등 금융기관들이라 취약계층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이들 시설을 적극 이용하라고 홍보를 하기도 애매하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만으로도 위험한데 에어컨 아래서는 코로나19 확산의 가장 큰 원인인 침방울(비말)이 더 쉽게 확산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지난 2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말했듯이 두렵다는 이유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다. 학교가 개학해서 조심스럽게 일상을 회복해가고 있는 것처럼 마을단위의 공동체에서도 마스크 착용과 간격유지 등을 지키도록 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오늘만 해도 울산은 참을 수 있는 정도의 더위를 넘어섰다. 코로나19에 앞서 폭염이 건강에 직접 위해를 가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대기질까지 나쁨으로 나오면 울산의 정주여건은 최악이 된다. 지난해 울산시는 1000만 그루 나무심기 등 폭염대책을 마련했다. 얼마나 진행됐는지 점검도 필요하다. 지구온난화시대, 도심온도 낮추기는 정주여건 향상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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