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민선 7기 핵심공약인 시립기술교육원 설립 대신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을 유치하기로 했다.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은 숙련기술의 습득을 장려하고 직업능력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설립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산하의 전문기관이다. 울산시가 포기한 기술교육원이 맞춤형 취업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했다면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은 숙련기술을 고도화하는 더 큰 범위의 포괄적인 전문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울산시가 기술교육원 설립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목표를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 유치로 바꾼 것은 잘 한 일이다.

울산시가 포기한 시립기술교육원은 다시 말하면 기업체가 원하는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는 곳이다. 구직자들에게 기술교육을 시켜 취업을 하도록 도와주는 기관인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술교육원은 울산지역에 산재돼 있는 직업교육 시설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할 뿐 숙련기술을 고도화하는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 또 대기업들은 대부분 자체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기술교육원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이번에 울산시가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숙련기술진흥원은 국가적으로도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는 기관이다. 뿐만 아니라 울산은 우리나라 산업수도로서 다른 어떤 도시보다 숙련도를 자랑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치 타당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숙련기술진흥원의 주요 업무는 숙련기술장려 사업, 숙련기술전수사업, 기능경기 사업, 국제교류·협력 사업, 개발도상국 기술인재 양성 등이다. 이같은 글로벌 사업들이 울산에서 이뤄진다면 지역경제발전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합동 훈련장, 숙련기술 홍보관을 운영할 경우 도시 이미지 향상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은 인천에 있는 것이 유일하다. 그러다 보니 전국의 기술자들이 인천으로 모여들어 수용이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정부는 영남권 1곳과 호남권 1곳 등 2곳을 추가로 개소할 예정이다. 영남권에서는 부산·대구·경북·경남의 유치 신청이 예상된다.

울산은 전국 최대의 국가산업단지가 있고, 최고의 장인 및 기술자들이 일하고 있다. 거기다 울산혁신도시에는 글로벌숙련기술진흥원을 관장하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위치해 있다. 그런 면에서 울산은 다른 도시와는 경쟁이 되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울산이 아무리 산업수도라고 해도 다른 광역자치단체 역시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무슨 일이든 방심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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