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영·다영과 한솥밥…압도적인 우승팀으로 급부상
연봉 3억5천만원…“동료·후배 고려 몸값 스스로 낮춰”

▲ 여자 배구의 세계적인 거포 김연경이 마침내 흥국생명의 분홍색 유니폼을 다시 입는다. 흥국생명 구단은 6일 김연경과 만나 복귀 협상을 마무리했다. 사진은 2009년 4월 우승을 차지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기뻐하는 김연경. 연합뉴스

세계 최정상급 레프트 김연경(32)이 V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자란 이재영(24)과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뛴다.

더구나 김연경, 이재영에게 공을 올리는 세터는 이다영(24)이다.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 경기에서 보던 ‘환상의 조합’을 한국프로배구 V리그 흥국생명 경기에서도 볼 수 있다.

김연경이 6일 입단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흥국생명은 ‘제2의 전성기’를 예약했다.

벌써 ‘2020-2021시즌 흥국생명 루시아 프레스코(29)의 공격 점유율은 몇 %일까’라는 뼈 있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흥국생명의 공격진은 막강하다.

여기에 김연경과 이재영은 수비에서도 공헌도가 높은 레프트다.

김연경의 흥국생명 복귀 가능성이 불거진 뒤 V리그 여자부 감독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우승 후보 흥국생명에, 다른 5개 팀이 도전하는 구도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김연경이 흥국생명에서 뛰던 과거와 현재 흥국생명의 전력을 비교하면 다른 5개 구단 감독들의 평가를 이해할 수 있다.

V리그가 출범한 2005년 최하위에 그쳤던 흥국생명은 2005-2006시즌을 앞두고 신인 김연경을 영입했다.

곧바로 흥국생명의 전력과 순위가 달라졌다. 흥국생명은 2005-2006, 2006-2007시즌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2007-2008시즌에도 정규리그 1위에 올랐고, 2008-2009시즌 정규리그에서는 3위를 했지만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김연경은 흥국생명에서 뛴 4시즌 동안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우승 3회씩을 달성했다.

김연경은 2005-2006, 2006-2007, 2007-2008시즌, 3년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도 올랐다.

그는 2005-2006시즌에는 신인왕과 MVP를 석권했다.

김연경이 2009년 일본 무대로 떠나면서 흥국생명은 ‘상위권’에서 밀렸다.

흥국생명은 2014-2015시즌을 앞두고 신인 이재영을 뽑으면서 반등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재영은 2014-2015시즌 신인왕에 올랐고, 2016-2017시즌에는 정규리그 MVP를 차지했다. 흥국생명은 2018-2019시즌, 11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하며 축배를 들었다. 이재영은 해당 시즌에 생애 두 번째 MVP에 올랐다.

2019-2020시즌을 3위로 마친 흥국생명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리자마자, 이재영의 쌍둥이 동생이자 국가대표 세터인 이다영을 영입했다.

여기에 김연경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그의 연봉은 3억5000만원으로 팀 내에서도 (옵션을 포함해) 이재영(6억원)과 이다영(4억원)에 이은 3위다.

그러나 김연경은 실력은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도 ‘V리그 최고’다. 김연경의 연봉은 터키 등 해외리그에서 뛰던 시절 받은 추정치보다 무려 10억원 이상 적고, 흥국생명으로부터 받을 수 있던 최대치(연봉 4억5000만원과 옵션 2억원 등 총 6억5000만원)보다도 3억원이 낮다.

김연경 측 관계자는 “동료와 후배들을 생각하는 김연경의 마음이 컸다”고 몸값을 스스로 낮춘 배경을 설명했다. 팀 연봉 상한액(옵션 포함 23억원)이 정해진 상황에서 김연경이 자신의 몸값을 다 받으면 자연스럽게 어린 후배들에게 돌아갈 몫이 적어진다.

이런 모양새로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는 게 김연경의 마음이다.

많은 전문가와 상대 감독들은 2020-2021시즌 흥국생명이 V리그 초창기 최강으로 군림했던 때보다 더 압도적인 경기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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