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들리는 익숙한 소리 클래식서 비롯되는 경우 많아”

권영기 성악가·지휘자

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

삶·작품세계 쉽게 풀어줘

▲ 권영기 교수가 지난 8일 CK아트홀에서 열린 제10기 비즈니스컬처스쿨(BCS) 5강에서 ‘클래식음악의 역사’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이날 BCS 강의는 1부 클래식 음악사를 축약해 들려주는 특강에 이어 2부 남성 성악가들의 라이브 콘서트로 구성됐다.

특강은 성악가이자 합창지휘, 음악지도자로 활동하는 권영기 지휘자가 맡았다. 그는 클래식의 황금기인 고전주의 대표주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3인의 삶과 작품세계를 들려주며 생각보다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클래식에 대해 들려줬다.

권 지휘자는 “클래식이 없는 우리 삶은 생각할 수 없다”며 “우리 주변에서 반복적으로 들리는 익숙한 소리의 진원을 찾다보면, 의외로 클래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예를 들어 영화 ‘죠스’의 긴박한 배경음악은 새로 만들어진 현대음악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드로르작의 교향곡 ‘신세계로부터’의 4악장에서 가져왔다. 70~80년대 일요일 아침마다 방영된 ‘장학퀴즈’의 오프닝 시그널은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 3악장이다. 한때, 후진하는 자동차에서 흘러나오던 멜로디 역시 ‘엘리제를 위하여’라는 부제의 베토벤 작품이다.

이같은 클래식을 공고히 한 고전파 3인방은 프란츠 요세프 하이든,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루드비히 폰 베토벤이 꼽힌다. 3인의 음악인생에 대해 권 지휘자는 각각의 삶이 음악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고, 그로 인해 어떤 음악사적 의미가 있는지를 알기쉽게 풀어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하이든은 10대 때 카크트라토가 될 뻔 했지만 이후 작곡자로서, 악단을 이끄는 지휘자로서 승승장구하며 77세까지 장수했다. 그의 별칭은 파파 하이든. 100곡이 넘는 교향곡을 만들어 교향곡의 아버지로도 불리고 있다. 그에 비해 젊은 나이 요절한 모차르트는 타고 난 천재성 때문에 화려한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냈지만, 갑작스럽게 사망에 이르면서 현재까지 시신 조차 찾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모차르트 보다 14살 어린 베토벤은 단 아홉 곡의 교향곡만으로도 ‘교향곡의 왕’이 됐다. ‘운명’ ‘황제’ ‘합창’ 등 각 교향곡의 완성도가 너무 높아 그 모든 작품이 음악사에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되면서 베토벤을 악성(樂聖)의 반열에 올리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특강 이후에는 오페라 속 유명 아리아와 이중창, 이탈리아 칸초네 등을 직접 들려주는 헤븐싱어즈 콘서트가 이어졌다.

베이스 권영기, 바리톤 정승화, 테너 홍지형 3인의 성악가는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세빌리아의 이발사), ‘여자의 마음은 갈대’(리골레토)를 직접 들려줬다. 이어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와 같은 발라드을 불러 공연장을 감동의 선율과 노랫말로 채우기도 했다. 홍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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