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교역국 중국과 교류 봉쇄 장기화
북한경제 사실상 고사직전으로 내몰려
美언론 “김여정 담화 의도적 긴장 조성”

▲ 한규만 울산대학교 교수 영문학

세계는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겪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곳은 북한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이 대유행의 난관을 잘 극복해 가면서, 북한사회 상황을 미리 살펴야 한다. 신종코로나가 북한에 가해질 커다란 충격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유사시에는에 우리의 평범한 삶마저 위기에 처할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신종코로나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감사한지를 깨우쳐주었다. 북한 주민들은 기나긴 고난행군을 해왔다. 경제적으로 최소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기에 버거운 상황이다. 먹고살기 힘든 상황에서 의료방역체계마저 무너진다면 북한사회의 파국은 촉진될 것이다. <미국의 소리 voa>는 북한사회의 현 상황을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다.

지난달 7일자 <미국의 소리>는 북한이 신종코로나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으며, 북중 국경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경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고, 생필품값 급등에 따른 사재기 현상 등을 한국 국가정보원이 파악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장마당 개장률이 낮아지는 등 상거래가 크게 위축됐고 조미료와 설탕 등 식료품의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하여 주민들의 불안심리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가 대부분 군사 활동이었다는 것은 “경제에서 낼 성과가 없다”는 반증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같은 고립된 체제는 “내수 경제력이 없는 만큼 (대북)제재와 함께 신종코로나 방역 강화가 미치는 영향이 다른 나라보다 클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 오랜 식량부족에 금년에 기근까지 덮친다면 북한사회의 동요는 더욱 커질 것이다. 최근 ‘피치’는 올해 북한 경제 성장률을 마이너스 6%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동맹국의 대북제재로 북한 경제가 피폐해진 상태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신종코로나 사태가 터진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자신들의 믿을 만한 교역국가인 중국과의 교류를 스스로 봉쇄해 버렸다. 이는 대북제재로 수출길이 막혀있던 터에, 스스로 수입마저 포기한 결과를 가져왔다. 사실상 수출에 이어 수입도 중단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이 그토록 원했던 북한-중국 경제교류 단절을 미국의 힘으로가 아니라 신종코로나가 해낸 것이다.

지난 5일 <미국의 소리>에 따르면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신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북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가고… 대북 압박을 이어가야한다”며 대 북한 압박 캠페인이 강력히 유지될 것임을 천명했다. 최근 미국 기부사이트는 국제기독교선교단체 ‘오픈 도어즈’의 코로나 대북지원 모금을 불허했다. 또한 6일 <미국의 소리>는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의 말을 인용하여 최근 ‘김여정 담화’ 등 북한의 한미에 대한 강경태도는 기본적으로 경제문제를 풀지 못한 북한이 제재완화를 위해 의도적으로 긴장을 조성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정은은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어서 무언가를 보여주려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으로서는 미국과 친선이냐 대립이냐를 택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과제일 것이다. 북한의 현 난관의 돌파구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핵심이다. 북한은 핵을 포기하자니 불안하고, 핵을 가지고 가려는 속셈이 보이니 미국과 한국은 현 대북 제재를 못 풀겠다는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대북제재와 코로나의 효과는 북한을 사실상 고사직전으로 몰고 있다. 그렇다고 북한의 파국이 우리에게 좋은 것만도 아니다. 우리의 일상적 삶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데에 우리의 고민도 깊어만 간다.

한규만 울산대학교 교수 영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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