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오란비! 장마의 또다른 이름이다. ‘오래’란 뜻의 고유어 ‘오란’과 물의 고유어 ‘비’가 합쳐진 장마의 순수한 고유어이다. 매년 장마의 특징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이름에 걸맞게 일반적으로 31일에서 32일 정도 이어진다.

꼭 이 시간동안 비만 계속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하면서 100㎜가량에서 많게는 1000㎜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하는 경우도 있다. 남부지방의 경우는 600㎜가 넘는, 한해 강수량의 절반에 가까운 양을 기록하기도 한다.

올해도 만만치 않은 폭염이 이어지겠다는 전망과 함께 장마가 큰 관심사이다. 제주도는 어제부터 올 여름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었다.

‘장맛비’라는 것은 북태평양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고기압 사이에 만들어진 정체전선 상에서 내리는 비를 말한다.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과 함께 제주 남쪽 먼바다에 머물러 있는 정체전선에서 비가 내리면서 사실상 올해 장마가 시작된 것이다.

제주도는 대개 6월19일에서 20일에 장마가 시작되는 게 보통인데, 이 기준으로 보면 올 장마는 8~9일 정도 빨리 찾아왔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장마철에 접어들더라도 정체전선이 다시 남하해서 오랜 기간 제주 남쪽 해상에 머무르다가 북상하는 경우가 많아 중부와 남부지방의 본격적인 장마철 시기를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통상적으로 남부지방은 6월23일, 중부지방은 6월24일, 25일 정도에 장마가 시작된다.

이번 주 토요일과 일요일은 중국 상해 부근에서 다가오는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리겠다. 일요일 오전에 대부분 그치겠지만, 제주도는 오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후 다음 주 목요일에 다시 제주 남쪽 먼바다에서 북상한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제주도는 비가 내리겠는데, 이 정체전선의 북상정도에 따라 남부지방의 장마시작일이 당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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