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해수욕장이 속속 개장하고 있다. 지난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과 송도해수욕장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이어 서해안의 태안 만리포해수욕장도 지난 6일 개장했다. 여름의 시작인 6월 초순부터 30℃를 넘어서는 한여름 날씨를 보인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오랜 ‘집콕’ 생활에 답답함을 느끼던 터라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로 몰려나가고 있다.

울산에도 해수욕장이 진하와 일산 2곳이 있다. 이들 2곳 해수욕장은 다음달 1일 개장할 계획이다. 이들 해수욕장은 방문객이 많지는 않다. 진하해수욕장의 지난해 방문객수는 전국 18위에 그쳤다. 그 때문에 울주군은 올해는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진하해수욕장 방문객을 늘리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우선 파라솔과 튜브 대여를 직영으로 전환해 무료화할 계획이다. 해수욕장의 고질적 문제였던 주차장 확보를 위해 해변 인근 사유지 2곳도 임대했다. 무료공영주차장을 대폭 늘린 것이다. 볼거리를 강화하기 위해 아트 펜스와 포토존도 설치한다. 코로나19에 대비해 실내 샤워장 규모를 줄이는 대신, 실외 샤워장도 추가 조성했다. 예산도 지난해보다 20%나 늘려잡았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울주군도 나름 코로나19 대책을 세우기는 했으나 ‘해수욕장 거리두기’에 따른 정부 지침이 지자체로서 도저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전국 지자체가 운영하는 해수욕장을 대상으로 온라인 사전 예약제, 4m×4m 구획 설치 등의 거리두기 방안을 제시했다. 백사장에 말뚝 4개를 박고 줄을 쳐 칸막이를 만들라는 것이다. 한칸 안에는 5명 정도가 사용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해수부 방침대로 방문객을 통제하거나 해수욕장내에서 거리두기를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해변 접근로가 무한대로 개방돼 있는 해수욕장의 경우 입구를 통제하기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해변에 구획을 설치해서 거리두기를 하도록 통제하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백사장 관리에만도 수백명이 필요하다거나 구획을 나누는데 드는 인력과 비용도 감당하기 어렵다. 특히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서해안에서는 구획 설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전국 지자체들의 원성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여름철 해수욕장에서의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아무리 크다고 해도 지자체에 그 책임을 모두 떠넘길 수는 없다. 그렇다고 지자체가 섣부른 관광활성화 정책으로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소홀히 해서도 안 된다. 한달 먼저 개장한 해운대와 송도해수욕장의 사례를 꼼꼼하게 점검하면 울산 실정에 맞는 대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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