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왕수 정치부 차장

울산시의회가 후반기 2년을 이끌 의장단 구성에 돌입했다. 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17명은 지난 6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장에 박병석 의원, 제1부의장에 손종학 의원을 각각 합의추대했다. 당초 의장 선출을 위한 경선 가능성이 있었지만 박 의장 내정자가 민주당 시의원 중 과반의 우군을 사전에 확보하며 결과적으로 원만한 합의추대를 이끌어냈다. 민주당 내에서 과반의 우군을 확보하지 못한 후보가 미래통합당의 지지를 받아 의장 자리에 오르는 ‘야합’(野合)은 발생하지 않았다.

박병석·손종학 의원이 후반기 시의회에서 의장·부의장으로 함께 호흡을 맞추는 구도는 최상의 조합으로 평가된다. 손 부의장 내정자는 전반기 의장단 구성 당시 의장 자리를 두고 황세영 의장과 경쟁했다. 손 의원이 의장 도전에 실패했고, 민주당 시의원단은 황세영 의장측과 손종학 의원측으로 계파가 나눠지는 모습을 보인게 사실이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황측인 박병석 의원과 손종학 의원이 좋든 싫든 의장단으로서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되다보니 계파 갈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제2부의장과 운영위·행정자치위·환경복지위·산업건설위·교육위 등 5명의 상임위원장 선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단순 의석수로 보면 22명의 시의원 중 5명을 보유한 미래통합당은 의장단 8석(의장 1석, 부의장 2석, 상임위원장 5석) 중 1.83석에 대한 지분을 요구할 수 있다. 전반기엔 제2부의장과 교육위원장을 차지했다. 당시 다수당인 민주당은 협치 차원에서 통합당에 2석을 배려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협치보다 여야 갈등이 심했다고 보고 후반기엔 통합당에 제2부의장 1석만 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오는 15일 의원총회를 열어 상임위원장을 내정할 방침이다. 전반기에 통합당 몫이었던 교육위원장에도 민주당 2명의 의원이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5석 전석을 차지할 경우 당장 전투 태세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구·군의회에서도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두고 일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남구의회다. 남구의 경우 민주당 7석, 통합당 7석으로 과반을 점한 정당이 없다. 전반기엔 민주당이 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을, 통합당이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차지했고, 후반기엔 반대로 맡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의장을 맡을 정당을 두고 이견을 보이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다른 구·군의회에서도 다수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통합당간 의장단 배분을 두고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지방의회는 집행부를 견제하는 기관이자 주민 대표집단이다. 감투를 맡게 되면 2년 뒤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민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보니 욕심을 내기 마련이다. 하지만 감투싸움이 커지게 되면 주민들에게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게 되고 정치 불신을 키우게 된다.

울산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3대 주력산업의 침체 위기에 코로나에 따른 피해까지 더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절을 맞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에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지역 경제 회생 속도도 결정된다. 지방의회는 감투싸움보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데 힘을 보탤 방안을 고민할 때다.

이왕수 정치부 차장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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