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승대 울산시 기획조정실장

행복도시 세종시에는 23개 생활구역별로 복합커뮤니티센터가 설치·운영되고 있다. 동주민센터에 다 있는 문화센터, 헬스장 등은 말할 것도 없이 어린이집, 노인문화센터, 방과후 청소년 아카데미 등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이 한 곳에 입주한다. 이것이 바로 생활SOC 복합화 사업이다. 공공시설이 주민들의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문화·복지공간을 공유함으로써 주민편의를 도모하고자 시작되었다. 정부는 2019년 4월 ‘생활SOC 3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2022년까지 ‘최소수준 이상의 핵심 생활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총 30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하였다. 더 나아가 이러한 시설들을 복합화 하면 기존보다 국비를 상향해서 지원하는 등 생활SOC 복합화를 통한 국민 생활의 질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시에서도 이에 옛 울주군청사 부지에 생활SOC 복합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민생활지원센터, 행복주택, 국공립어린이집, 작은도서관, 생활문화센터와 상설 공연장까지 한 건물에 조성하는 계획이다. 시민들이 먹고, 자고, 자녀를 맡기고, 공연을 관람하는 이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다. 공간의 혁신을 꾀한 것이다. 또한, 옛 공관어린이집도 행복주택과 어린이집, 작은도서관으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구군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중부도서관은 공공도서관과 생활문화센터를 결합하여 지역거점 문화복합시설으로의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최초의 빙상장이 들어설 남구 반다비빙상장과 북구 송정복합문화센터는 체육시설과 생활문화센터가 결합하여 대표적 문화체육시설로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동구 화정공원에는 가족센터와 생활문화센터, 작은도서관이 한데 어울려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울주군도 온산읍에 행정복지센터와 가족센터, 다함께돌봄센터 등 복지관련 시설들을 복합화하여 원스톱 행정복지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이렇게 국가 및 지자체 의지로 올해 생활SOC 복합화 사업은 2년차에 접어들어, 성과도 있었지만 개선 및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첫째, 지자체에 생활SOC 복합화 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 현재 생활SOC는 145종이다. 이 중 국가에서 보조금을 추가 지원하는 시설은 13종에 불과하다. 그런데 주민이 실제로 요구하는 시설은 생활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지자체가 지역 실정에 맞게 자율적으로 생활SOC 대상시설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주민 수요에 맞출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둘째, 도시재생사업과 연계하여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구도심의 도시재생사업도 생활인프라 구축이라는 부분에서 유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계획단계부터 생활SOC 시설의 복합화를 함께 검토하고, 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사업이 추진된다면 만족도 또한 높아질 것이다.

셋째, 스마트복합센터 등 디지털 인프라가 결합돼야 한다. 영상회의, 온라인 강좌, 원격진료 등이 가능한 스마트 디지털 인프라는 코로나19와 같은 유사상황에서도 일상생활 유지와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다.

넷째, 학교시설 복합화가 중요하다. 출생률 감소로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어있는 교실 등을 활용한 정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학교를 활용한 복합화 사업은 학생 안전과 학습환경 보장이 걸림돌이 되는데, 다함께돌봄센터, 작은도서관 등 청소년이 방과 후 이용할 수 있는 시설로 리모델링하고, 주민개방은 학습에 지장을 주지 않는 요일과 시간대로 정한다면 학부모와 학생들도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이를 위해서는 교육청과 학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감소 시대에 컴팩트시티 개념이 논의되고 있다. 시설의 효율적 이용과 편리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생활SOC 복합화와 컴팩트시티는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 도로 또는 공영주차장, 차고지 등의 상부를 활용하여 주거·문화·여가·일자리가 어울어진 시설을 복합하여 컴팩트시티를 조성한다면 도시환경 재창조는 물론 지역에 활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활성화하기 위해 생활SOC 복합화 촉진법이 제정되기를 기대해 본다.

안승대 울산시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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