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중소·벤처기업

생산 줄고 수출 차질로 자금난

중기 절반만 하반기 채용 계획

파격적 R&D 지원정책 촉구

울산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자금난 등으로 올 하반기 연구개발(R&D) 투자와 인력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R&D 지원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울산지역 중견기업 및 중소·벤처기업들이 코로나발 자금위축으로 올해 R&D투자, 채용 계획 등을 축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울산과 경기도에서 기술연구소 2곳을 운영중인 울산의 자동차 부품업체 A사는 올해 R&D 연구인력을 확충하려 했으나 현재 모든 계획을 올스톱했다. 코로나 이후 A사의 주거래처인 국내 대기업의 생산물량이 줄어든데 이어 해외시장 주요 수출국들의 납품일정도 차질을 겪으면서 자금난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A사 관계자는 “현재 올 상반기 목표로 잡았던 매출액의 60% 수준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라 당장 회사 운영자금도 간당간당하다”며 “기술개발에 주력하려고 해도 당장 성과가 나오거나 매출이 오르는 것도 아니고, 정부 지원없이는 기존의 연구인력을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스마트팩토리 공급업체인 B사는 지난해까지 매년 신규 인력 5~6명을 채용하며 사업규모를 확장중이었다. 올해 또한 상반기에 신규 직원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예정에 없던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채용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B사 대표는 “코로나로 인해 지역 산업계 전체가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수요기업들의 시설투자가 위축되니 우리 또한 회사 경영이 빠듯하다”며 “올해는 사업의 확장보다는 유지를 목표로, 신규 인력 채용을 최소한으로 하거나 아예 뽑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대·중견기업과 중소·벤처기업 등 1221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에 따른 기업 R&D 활동 실태조사’ 결과 전체의 58%가 올 하반기 R&D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한 절반 이상인 51.5%는 연구원 채용을 줄일 것이라고 조사됐다.

이에 산업계에서는 R&D투자의 축소가 코로나 사태 이후 지역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관계자는 “최근 기업 R&D는 정부 지원 의존도가 높아지고 단기 프로젝트 중심으로 추진되는 불황형 R&D 양상을 보인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파격적인 R&D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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